마약 치유·예방 단체 ‘은구(NGU)’ 설립

아들의 마약 투약을 계기로 마약 치유·예방 단체 ‘은구(NGU)’를 설립한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를 찾아 “우리 사회가 마약 중독자에게 낙인만 찍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남 전 지사는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옥스퍼드대학교에서 ‘한국 사회의 증가하는 마약 위기: 도전과 회복력’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남 전 지사는 미국 켄싱턴에서 촬영된 마약 중독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한국 사회도 마약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짚었다. 특히 한국의 청소년 마약 범죄가 50배 증가했다는 통계와 함께 마약 예방과 중독 치료가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아들이 마약을 시작했을 때, 처음에는 믿지 못했다. 아들은 거짓말을 했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말을 수 없이 반복했다. 하지만 마약은 사람을 완전히 파괴하는 괴물과도 같다”며 아들의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는 더 이상 정치인이 아니지만 이제는 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우리 가족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더 많은 부모들과 젊은이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회복탄력성’을 바탕으로 마약 중독 문제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분열과 정치적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회복탄력성은 예상치 못한 위기나 역경을 겪고도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는 능력을 말한다.
그는 “한국은 과거 식민 지배와 전쟁, 경제 위기를 극복해 온 강한 회복탄력성을 가진 나라”라며 “한국 사회 전반적으로 회복탄력성을 높이고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나아가 사회 안정과 경제 성장을 이뤄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선6기 경기도를 이끌었던 남 전 지사는 은구를 설립해 마약 예방 교육과 치유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은구는 ‘Never Give Up(절대 포기하지 않는다)’의 줄임말로, 은구에는 남 전 지사를 비롯해 곽재선 KG그룹 회장·이만득 삼천리그룹 회장·이정미 전 헌법재판관·박병대 전 대법관·조성욱 변호사·조성남 전 국립법무병원장 등이 함께한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