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올해부터 주4.5일제 시범 사업에 돌입하는 가운데,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도내 근로시간 단축기업에 방문해 “노동의 양보단 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4일 김 지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반도체 특별법 쟁점인 ‘주52시간 근무제 예외’를 두고 이같이 말하며 반대를 표명한 바 있다.
7일 도에 따르면 도는 오는 3월부터 주4.5일제 시범 사업 참여기업을 모집한다.
도는 사업비 83억여 원을 투입해 50여 개 기업에게 임금 축소 없는 선택형 근로 시간 단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사업 기간은 오는 2027년까지다.
사업 시행을 앞두고 김 지사는 이날 오전 판교에 있는 근로시간 단축기업인 ‘브레인벤처스’에 방문해 현장의 의견을 수렴했다.
브레인벤처스는 AI 자동번역 엔진을 개발하는 기술 기반 신생기업으로, 지난 2020년 설립 후 일주일에 30시간만 근무하며 일본·미국 등 해외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성과를 보였다.
이날 김 지사는 김원회 브레인벤처스 대표·직원 5명과 함께 근로시간 단축이 기업과 노동자에 미친 영향에 대해 논의했다.
재택근무 하는 직원 3명은 화상으로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화상으로 참석한 과장급 직원 A씨는 “직원들이 가장 만족하는 것은 재택근무·단축근무·시차출퇴근제”라며 “근로시간 단축 이후 직원들 퇴사율이 낮아졌고 숙련도 있는 직원들이 남아 생산성이 오히려 올라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6시 이후까지 (회사에) 남아있는다고 협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우리 회사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까지 코어 타임을 갖고 있다. 이때 함께 열심히 일하며 생산성을 높이고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 지사도 “과거에는 노동집약적이고 노동시간을 늘려서 생산성을 올렸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며 “중요한 것은 AI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기도가 추진하는 주4.5일제 등 근로시간 단축 유형은 일과 삶의 병행, 생산성 향상 그리고 저출산 문제 해결까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지사는 오는 12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방문해 반도체 산업 분야 현장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수개월째 통과가 지연되고 있는 반도체 특별법과 관련한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특별법의 핵심 쟁점인 ‘주52시간 근무제 예외’에 분명하게 반대를 표명하며 이재명 대표와 차별화를 둔 김 지사가 이날 관련 발언을 이어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