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 대응 ‘트럼프 1기’ 당시 장관 역임 강조·경제전권대사 촉구

도내 외투기업 만나 지원 약속·투자유치 독려… “정부 비상경영 제안”

10일 오후 경기도청 단원홀에서 열린 외국인투자기업 투자유치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 신세계사이먼, ESR켄달스퀘어, 스카이웍스솔루션즈 임원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5.2.10 /경기도 제공
10일 오후 경기도청 단원홀에서 열린 외국인투자기업 투자유치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 신세계사이먼, ESR켄달스퀘어, 스카이웍스솔루션즈 임원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5.2.10 /경기도 제공

비상계엄·탄핵 사태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 미국발(發) ‘관세 전쟁’까지 불거져 위기감이 덮쳐오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제·글로벌 전문가’ 이미지를 부각해 차기 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모양새다. 경제·글로벌 행보를 이어가며 야권 ‘플랜B’로서의 존재감도 단단히 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에 관세 25% 부과를 언급한 데 더해 ‘상호 관세’ 부과 조치도 예고하면서 경기도를 비롯한 한국 수출·입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김 지사는 관련 행보의 폭을 넓히고 있다. ‘트럼프 1기’ 당시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하며 트럼프 정부를 경험했던 점 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김 지사는 10일 SNS를 통해 “트럼프발 무역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각국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등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반면, 전화 통화 일정조차 못 잡고 있는 우리 정부의 모습이 개탄스럽다”고 비판하며 “트럼프 2.0 대비에 여·야, 보수·진보가 어디 있겠나. 문재인 전 대통령의 소중한 공적 자산을 활용하자. 트럼프 1기 대응의 노하우가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트럼프 정부에 대한 자신의 전문성도 함께 내세웠다.

그는 “저는 G20 정상회의, 한미 정상회담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세 번 마주하며 그의 실리 추구 스타일을 경험한 바 있다. 앞으로 건설적인 대화와 협상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제가 이미 제안한 수출방파제 구축, 경제전권대사 임명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앞서 지난달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전권대사 임명 등을 비롯한 ‘대한민국 비상 경영 3대 조치’를 제안했다.

이날 김 지사는 직접 도내 외투기업을 만나 지원을 약속하고 투자 유치를 독려하기도 했다. 경제 불확실성이 거세지는 와중에 경기도에 미칠 악영향을 줄이기 위한 취지다.

도청 단원홀에서 열린 ‘투자 유치 라운드테이블’엔 경기도에 총 2천462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6개사와 투자 이행 중인 3개사가 참석했다. 신세계프라퍼티, ESR켄달스퀘어, 스카이윅스 솔루션즈, 아크레텍코리아, 엠티어, 인터코스코리아, 한국로드, 한국후지필름일렉트로닉머티리얼즈 등 9개사다.

김 지사는 기업 관계자들에게 “현직 대통령의 계엄과 내란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 때문에 한국 경제에 안개가 자욱이 끼어 있지만 안개가 걷히면 경제 잠재력과 회복탄력성이 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중앙 정부에 추가경정예산 편성, 비상경영체제 등을 계속 제안할 것이며 경기도가 할 수 있는 기업 살리기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방면의 위기 속 경제·글로벌 리더로서의 강점이 그의 입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해석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천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한 결과, 범진보 진영 후보 적합도에서 이 대표는 40.8%, 김 지사는 7.7%로 조사됐다.

한편 해당 여론조사와 관련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