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고용 둔화… 물가는 상승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개월 연속 우리 경제의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경제동향 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 증가세가 완만한 수준에 머무른 가운데, 대외 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 위험이 높아지는 모습”이라며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인한 경제 충격 여파에다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확대가 더해지며 경제 심리가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정국 불안에 따른 가계 심리가 위축돼 소비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KDI는 설명했다. 승용차, 가전제품, 의복 등 대부분 품목에서 소매 판매 감소세가 확대되는 등 상품 소비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가 91.2로 기준치인 100에 크게 못 미쳤다는 점도 지적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관련 투자 증가에 힘입어 회복세를 지속했지만, 건설투자 부진은 계속됐다.
KDI는 이처럼 내수 부진이 이어지며 고용 증가세도 둔화했다고 봤다. 지난해 12월 취업자는 전년 같은기간 대비 5만2천명이 감소했으며, 건설업·제조업 부진, 정부 일자리 정책 종료 등이 영향을 미쳤다.
물가는 유가와 환율 등 변동성이 큰 요인으로 인해 상승세가 다소 확대됐는데,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2.2% 상승률을 기록했다. 석유류 가격의 경우 7.3% 급등하면서 상품 가격도 상승 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12월 전산업 생산은 조업일수 확대 및 광공업 생산 개선에도 불구하고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