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대전 서구 한 장례식장에 대전 초등학교 살인사건 피해자인 김하늘(8) 양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유족 측은 “다시는 제2의 하늘이가 발생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아이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25.2.11 /연합뉴스
11일 대전 서구 한 장례식장에 대전 초등학교 살인사건 피해자인 김하늘(8) 양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유족 측은 “다시는 제2의 하늘이가 발생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아이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25.2.11 /연합뉴스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내에서 40대 여성 정교사가 1학년 여학생을 흉기로 살해한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 교사는 지난해 12월 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 휴직했다 병원의 정상 소견서로 같은 달 복직한 뒤 개학 직후에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 교사는 범행 당일 흉기를 구입했다. 돌봄교실에서 마지막으로 하교하던 피해 학생을 시청각실로 유인해 살해한 뒤 자해했다. 경찰은 11일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을 생각이었다”는 교사의 진술을 공개했다.

충격적인 사건에 국민과 교육계가 집단공황 상태에 빠졌다. 교사의 정신병력과 병증행위가 드러나자 막을 수 있었던 참변의 희생자를 향한 안타까움과 교육행정에 대한 공분이 한데 뒤섞여 솟구치고 있다.

가해 교사는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6개월 휴직 신청과 허락은 병증이 심각했음을 보여준다. 사건 4일 전에는 동료 교사의 팔을 꺾고 목을 조르는 난동을 부렸다. 학교는 해당 교육지원청에 휴직을 건의했을 정도다. 교육지원청은 뒤늦게 폭력난동 행위 조사를 위해 장학사를 파견했지만, 그날 오후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 교사의 범행 동기는 모호하고 대상은 무차별적이다. 이상동기 범죄에 가깝다. 학교나 동료 교사들도 가해 교사의 이상 행동에도 불구하고 어린 학생을 살해할 정도일 것으로 판단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가해 교사를 교단에서 분리, 치료할 수 있었던 몇 번의 기회를 제도적 구멍으로 날려버린 점이 한스러운 이유다. 극단적 범행 동기를 가진 정신질환자에게 정상 소견서로 복직시킨 병원 진료 시스템과, 병적인 이상행동에도 교단 분리를 머뭇거린 교육행정의 결과가 참변에 이르렀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보건복지부가 2023년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급여와 의료급여 기준으로 2022년 중증정신질환자가 70만명을 넘는다. 학교는 학생, 교사, 학부모 등 전 국민이 주체로 참여하는 거대한 교육공동체다. 학생 인권, 교사의 피해의식, 학부모 이기주의가 충돌하는 갈등의 도가니이기도 하다. 2023년엔 대전에서 졸업한 제자가 학교를 찾아가 스승을 흉기로 가해한 사건도 있었다. 학교를 찾아 난동을 부리는 학부모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교육 주체 사이의 다양한 갈등이 일상인 학교는 중증정신질환 범죄에 그대로 노출됐다고 봐야 한다. 지금껏 질환자에 대한 정밀한 분리조치가 없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