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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트럼프 발(發) 관세전쟁 중이다. 취임 보름 만에 방아쇠를 당겼다. 자유무역 규칙보다 강대국의 힘을 앞세운 청구서다. 국경을 맞댄 캐나다와 멕시코가 먼저 표적이 됐다. 불법이주민 문제와 펜타닐 유통 방조를 명분 삼아 25%를 요구했다. 석탄 10%를 부과받은 중국은 15% 관세맞불을 놨다. 지난해 무역적자가 급증한 대만에는 반도체 관세를 압박했다. TSMC는 물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도 영향권이다. 트럼프는 내달 12일부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를 적용하겠다고 엄포했다. ‘무관세·쿼터제’가 무너지면 한국은 날벼락이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돈은 대피처를 찾는다. 금은 대표적 안전자산이다. 난리통엔 모두 금을 찾는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2022년 초 이미 금을 사들이고 있었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은 3년 연속 1천t 이상씩 차곡차곡 쌓았다. 2023년 9월 기준 금 보유량은 미국(8천134t), 독일(3천352t), 이탈리아(2천452t), 프랑스(2천436t), 러시아(2천336) 순이다.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중국은 2천280t, 6위까지 끌어올렸다. 무역전쟁을 대비한 유비무환이다.
반면 한국은행은 2013년 20t을 사들인 이후 금 투자를 멈췄다. 104.4t으로 지난해 38위까지 밀렸다. 우리나라는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2%다. 6%를 유지하는 중국·일본과 대조적이다. 금값은 11년 동안 240% 가까이 치솟았는데 남의 잔치 구경만 한 꼴이다.
트럼프의 관세 공격은 금값 랠리에 불을 붙였다. 국제 금값은 트로이온스당 ‘3천달러 시대’가 눈앞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2천899.97달러까지 올랐다.
사재기 열풍에 금이 씨가 말랐다. 금은방에도 금이 없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금 수요가 폭발했다. 지난달 276억3천200만원, 전달보다 87억8천600만원이나 많이 팔렸다. 이달 들어서도 11일까지 총 242억7천17만원어치가 동났다. 금 관련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은 고공행진이다. 급기야 한국조폐공사는 골드바 공급을 처음 중단했다. ‘금은 불안을 먹고 자란다’는 말이 또다시 증명됐다.
/강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