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략물자 활용 우려가 있는 수출 제한 품목들을 정부 허가 없이 러시아로 73억원 이상 수출한 중소기업과 임직원들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4단독 박이랑 판사는 대외무역법, 관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주식회사 A기업에 벌금 3천만원을, 임직원 B와 C 씨에게 각각 500만원씩을 선고했다.
박 판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 이후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에 발맞춰 우리나라의 대러 수출 제한 조치도 확대됐다”며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2023년부터 2024년까지 15회에 걸쳐 73억4천275만원 상당의 CNC자동선반들을 상황허가 받지 않고 러시아에 수출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수출의 위법성을 명확히 인식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과 그럼에도 수출을 계속했고, 터키를 통한 우회 수출이라는 방법을 이용한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다”며 “다만, 피고인들은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주식회사 A가 대러 수출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으로 대러 수출이 제한될 경우 매출액이 상당히 감소하는 상황이었던 점 등이 참작됐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피고인들은 ‘CNC 자동선반’을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허가를 받지 않고 러시아에 수출하기로 공모해 2023년 6월 선반 4세트를 부산신항을 통해 러시아에 수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이후 지난해 1월 12월까지 총 15회에 걸쳐 73억원 이상의 선반 69세트를 허가 없이 러시아로 수출했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고시에 따라 2023년 4월 28일부터 CNC자동선반은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허가 대상품목이 됐다.
현재 대외무역법상 전략물자에 해당되지 않아도 대량파괴무기와 그 운반수단인 미사일 및 재래식무기의 제조·개발·사용 또는 보관 등의 용도로 전용될 의도가 의심될 경우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등의 허가를 받아 수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CNC 자동선반은 컴퓨터 수치 제어 기술이 적용된 선반으로, 금속이나 플라스틱 등의 원자재를 정밀하게 가공하는 기계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