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정보 유출 논란 끝에 결국 중국의 인공지능(AI) 서비스 딥시크의 국내 사용이 잠정 중지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17일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개선·보완이 이뤄진 이후에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딥시크는 2023년에 설립된 중국의 인공지능 기업으로 대형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개발 및 서비스를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다. 딥시크는 인공지능 가속기 엔비디아의 H800을 바탕으로 거대언어모델을 개발했으며, 여기에 투입된 비용이 불과 557만달러(약 82억원)라 한다. 이는 오픈 소스 방식으로 만들어진 메타 라마 모델 개발에 투입된 6억4천만달러(약 8천960억원)의 1% 수준이다. 고비용에, 고사양 장비가 없이도 가성비는 물론 성능도 전혀 뒤처지지 않아 업계에 큰 충격을 주었는가 하면, 기존 AI 관련 기업들 주식의 급락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 같은 뛰어난 가성비에도 불구하고 딥시크는 사용자의 이름, 생년월일뿐 아니라 키보드 패턴과 위치정보 등 과도하게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져 미국 등 서방세계 주요 국가들이 경계령 내지 일시 사용중지 명령을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이 AI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유는 인공지능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투자와 정책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배후에는 ‘주역’의 유전자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진단도 가능할 듯하다. ‘주역’이 서양에 알려진 것은 예수회 신부 쿠프레(1623~1693)가 1687년 64괘에 대한 해설을 담은 책을 파리에서 출판하면서부터다. 이후 독일의 철학자이자 정치인이었던 라이프니츠(1646~1716)가 프랑스 신부 뷔페(1656~1730)의 ‘주역’ 연구를 바탕으로 이진법을 완성하여 자동연산시스템, 즉 전자계산기와 컴퓨터 개발의 초석을 놓았다. ‘주역’의 ‘계사전’에서는 ‘주역’의 핵심으로 ‘일음일양위지도(一陰一陽謂之道)’로 설명하고 있는바, 음과 양의 조화 및 변화로 구성된 ‘주역’은 음양의 이진법 체계를 기반으로 한 컴퓨터 시스템과 근본에서 통한다.
세상이 아무리 변화하고 발전해도 기본은 변하지 않는다. 국가적 차원에서 동서양 고전에 대한 철저한 교육을 미래 인재를 키워내는 교육정책의 근간으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
/조성면 객원논설위원·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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