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사회적 합의’ 법제화 취지
‘표준계약서 의무화’ 등 정부 난색
노조 “고용불안 근절을” 통과 촉구
쿠팡 새벽 로켓배송을 하던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숨지는 등(2024년 9월10일 7면 보도) 쿠팡 사업장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국회가 이를 막을 법안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17일 윤종오 진보당 의원실 등에 따르면, 윤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생활물류서비스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에 올라 있다. 일명 ‘택배과로사방지법’으로 불리는 이 법은 (위탁구역을 명시한) 택배 표준계약서 의무화, 작업시간 주 60시간 이하로 제한, 원청 갑질 금지 방안 등이 담겨 있다. 노동자를 짓누르는 독소조항으로 꼽혔던 ‘배송구역 회수제도’(클렌징)를 예방하는 내용과 지난 2021년 정부가 주요 택배회사와 체결한 ‘사회적 합의’를 법제화하자는 취지도 있다.
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이 2021년 사회적 합의에 동참하지 않은 결과 쿠팡 기사들의 주 평균 노동시간은 64.6시간에 이르렀고, 과로로 숨진 정슬기씨의 숨지기 전 1주 평균 노동시간은 무려 74시간이 넘었다”며 “이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고 클렌징과 같은 폐해를 예방하고자 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18일 국토위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이 법안 통과를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법안처리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등 정부부처도 일찌감치 반대의견을 내고 있다. 국토부는 ‘표준계약서 의무’ 조항과 ‘재위탁 금지’ 내용과 관련, 각각 ‘민간업체에 대해 표준계약서를 의무화하는 입법례를 찾기 어렵다’, ‘영업점 간 재위탁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은 현 상황에서, 일괄적으로 재위탁을 금지하는 건 사적자치에 대한 과도한 개입’ 등의 입장을 밝혔다.
택배노조는 이를 반박하며 조속한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택배노조는 ‘민간임대주택에관한특별법’을 예로 들며 “모든 임대사업자들은 임대차 표준계약서를 의무적으로 작성”한다며 택배계약 관계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팡이 클렌징·입차제한 등 상시해고제도를 통해 노동3권을 박탈하고 상시적 고용불안을 조성하는 것을 근절하기 위한 법안”이라며 “사회적 합의를 통해 다른 택배사업장이 적용받는 주 60시간 노동에서도 쿠팡은 예외이기 때문에 법안 통과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