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전 의원이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당시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는 사진. 2018.9.5 /연합뉴스
김성태 전 의원이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당시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는 사진. 2018.9.5 /연합뉴스

3선 국회의원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지낸 김성태 전 의원이 올해 초 라디오방송에서 자신이 간신으로 거론했던 친윤계 정치인 A씨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된 뒤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글을 올렸다.

김 전 의원은 18일 오후 페이스북에 피소 사실을 알리면서 “‘간신 모리배’라는 이름이 부끄러웠다면 이제부터라도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잘 처신하기 바란다”고 비꼬았다.

올초 방송서 ‘정부 망친 간신들’ 지목

당사자 중 1명이 명예훼손 혐의 고소

金 “나라가 일거에 도탄 빠졌는데…

역사와 국민 앞 명예는 왜 안 지켰냐”

사단은 지난 1월 3일 김 전의원이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를 망친 3적이 있다”며 3명의 실명을 언급한 일이었다. 그 중 A씨에 대해 “대표적인 간신 모리배다. 지난 총선을 망친 장본인 중 한 사람”이라고 비난했는데, 그 A씨가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전 의원은 “‘간신들이 총선 때 대승을 한다고 대통령 부부에게 허위 보고를 했다’는 명태균씨 말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통탄할 일”이라고 언급하고, “그런데 그 간신 중 한 명으로부터 난데없이 명예훼손 고소장이 날아왔다”고 피소 사실을 공개했다.

이어 “자신의 명예가 중요했다면 왜 역사와 국민 앞에 자신의 명예를 지킬 생각은 하지 못했느냐”며 “내가 주문했던 것은 대단한 것도 아닌 ‘염치’였다. 수치와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으로 대통령에게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고 왜 말을 못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전 의원은 또한 “나라가 일거에 도탄에 빠지고 힘들게 쌓아올린 민주화의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사태를 목도하면서도 알량한 자존심에 스크래치 하나 못 견디겠다고 발끈하는 모습에, 연민에 앞서 분노를 먼저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무엇이 더 어디까지 망가져야 제정신이 돌아올지 한때나마 같은 당 원내대표 시절 의정생활을 함께 했던 선배로서 처참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 사태의 모든 책임을 당신에게 묻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사태를 두고 당신에게는 반드시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전 의원은 방송 당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도 “당정관계도 집권당과 이렇게 완전한 수직적 관계로 오랜 시간(유지하고), 집권당마저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정도로 파탄으로 만든 책임이 있다”고 일갈했다.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