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 근로자 대상 설문조사
‘장시간 근로’ 일가정 양립 방해
“출산율 높이려면 근로시간을 줄여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주 4.5일제를 화두에 올린 가운데, 경기연구원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 35시간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장시간 근로문화가 일가정 양립을 어렵게 하고 출산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18일 경기연구원이 발간한 ‘저출생 극복, 근로시간 단축과 일생활균형 확보부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0~59세 근로자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일생활균형이 어려운 이유로 남자 26.1%와 여자 24.6%가 장시간 일하는 문화와 과도한 업무량을 꼽았다.
이 비율은 20대 여성(39.3%)과 30대 여성(31.5%)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이에 30~40대 남자와 20~30대 여성 중 절반 가량이 근로시간을 줄이는 것이 답이라고 했다.
이상적인 근로시간과 실제 근로시간과의 차이는 1시간 남짓으로 나타났다. 하루 24시간 중 남자는 8.3시간을, 여자는 7.5시간을 근로하는데 이상적인 시간은 남자 7.2시간, 여자 6.5시간이다.
특히 출산과 양육의 주 연령대인 맞벌이 가구 30대에서 희망 단축 근로시간이 가장 길었다. 30대 남자는 84분, 여자는 87분 단축을 희망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무자녀가정보다는 자녀가 1명인 가정에서 출산 의향이 있으면 68분, 없으면 49분으로 나타난 것을 보면 근로시간 단축이 출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경기연구원은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공공기관에 우선 도입하고, 통근 시간 일부를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유정균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장시간 일하는 문화가 일생활양립에 걸림돌이라고 응답한 만큼 특정 대상이 아닌 전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해 하나의 문화로 확립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근로시간 단축과 함께 유연근무, 재택근무 등을 활용하면 일생활 균형을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육아기 자녀를 돌보는 근로자를 대상으로는 단축 시간을 더 늘리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