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집에 사는 의붓형과 일면식도 없던 동네 편의점 직원을 흉기로 잇달아 살해한 30대가 경찰 조사에서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흥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구속한 A씨를 오는 20일 수원지검 안산지청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2일 오후 6시50분께 시흥시 주거지에서 함께 살던 의붓형 B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직후 도보 2분 거리에 있는 근처 편의점으로 가 편의점에서 일하던 직원 C씨에게 흉기를 수차례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도 있다.
C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치료 하루 만인 이달 13일 오후 8시50분께 끝내 숨졌다.
목격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사건 당일 오후 7시55분께 편의점에서 1.8km 떨어진 길거리에서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화가 나서 그랬다”면서도 “왜 화가 났는지는 모르겠다”는 내용으로 진술했으며, 범행 과정을 묻는 질문에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변인 조사 결과 A씨는 의붓형 B씨와 평소 특별한 갈등을 겪은 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1차 범행 직후 찾아간 편의점은 그가 평소 다니던 곳이 아니었으며, 직원인 C씨와는 모르는 사이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해 4월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A씨가 며칠간 입원한 후 퇴원하고, 한 달가량 약을 먹다가 임의로 단약을 하는 등 치료를 중단하면서 병세가 악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