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738명에 임금·퇴직금 등 398억원 미지급 혐의
박현철·김혁표 대표엔 집유형… “전례없는 대규모”
피해자들 “심각 범죄에도 징역 4년, 실망스러운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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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8억 원’의 임금체불 혐의를 받는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이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2형사부(이진혁 부장판사)는 19일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 회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박현철(윌리엄 박) 위니아전자 대표이사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김혁표 위니아 대표이사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박 회장은 박현철 대표이사와 김혁표 대표이사 등과 공모해 2020년 10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근로자 738명에게 임금과 퇴직금 등 398억원을 미지급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실질적 경영했다고 보고 회사 내 의사결정을 행사하는 등 박영우의 사용자성은 부정할 수 없다”며 “피고인은 실질적으로 경영한 사람으로서 각 회사의 근로자 임금과 퇴직금 지급의 책임이 있고 사업 경영 담당자로서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800명이 넘는 근로자들이 겪은 전례없는 대규모의 채무 사건으로 피고인이 사업경영담당자로 재직하는 동안 적게는 수억, 수백억원의 퇴직금과 임금을 받지 못했다”며 “근로자들은 수사 중 대부분 피고인의 처벌을 원한다고 의사를 표했고, 근로자들과 그 가족들의 고통을 감안하며 죄질이 불량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박 회장이 계열사들을 직접 경영한 임금체불의 주범으로 보고 지난해 3월 그를 구속 기소했다. 박 회장이 계열사 임직원들로부터 임금체불 상황을 비롯한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고 지시하는 등 위니아와 위니아전자를 실질적으로 지배·운영하는 사용자라고 판단했다.

한편 피해자들은 이날 선고 결과에 대해 피해 규모 대비 중형이 선고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앞서 검찰은 징역 10년을 구형했지만, 혐의 중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등 일부는 무죄로 판단됐다. 이날 선고 직전 재판부는 근로기준법 위반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의 최고형은 4년 6개월이라는 점을 거론했다.
강용석 전국금속노조 위니아전자 노조 위원장은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 입장에서 정말 실망스러운 결과다. 임금체불이란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는데도 징역 4년밖에 받지 않았다. 이러한 법 체계때문에 피해자가 계속 발생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