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문 취업, 작년보다 20% ↓

“미분양 공실 넘쳐… 착공 미뤄”

경기도내 한 건축현장에서 노동자들이 근무를 하고 있다. /경인일보DB
경기도내 한 건축현장에서 노동자들이 근무를 하고 있다. /경인일보DB

“30대 남성인데, 내일 당장 일할 곳이 있을까요?” 경기도 내 인력업체 10곳에 문의하자 단칼에 거절당했다. 평균 통화시간은 30초 내외였다.

경기도 고용시장에 불어닥친 찬바람이 매섭다. 19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경기도 2025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지난해 9월 이후 계속 감소 중이다. 고용률 역시 15~64세 기준 지난해 9월 64.7%에서 12월 63.2%로 하락하더니 지난달엔 62.6%의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눈에 띄는 산업별 감소 수치는 건설업 부분이다. 지난해 1월 건설업 취업자는 59만3천여명이지만 지난달엔 53만9천여명으로 9%가량 감소했다. 지위별 취업자 동향 역시 일용직 부분에서 도드라졌다. 지난해 1월 일용직 노동자 취업자는 26만1천여명이지만 지난달엔 21만여명으로 20% 가까이 줄어들었다.

성남시의 한 인력업체 대표 A씨는 하루에도 대여섯 곳에서 구직 문의 전화를 받는다고 했다. 그러나 다음날 일용직 인력을 요청한 현장은 고작 2곳뿐이었다. 그마저도 기존 A씨의 인력업체에 오래 출근한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우선 배정해야 한다. A씨는 “할 수만 있다면 내가 일하고 싶다. (중개)수수료도 안 나와서 우리 사무실 직원도 최근 정리했다”며 한숨지었다. 수원시의 한 인력업체 대표 B씨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일용직 노동자도 경력직 아니면 꿈도 못 꾼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1공수(하루치 일당)는커녕 반공수(반나절치 일당)짜리 일도 없다”며 “아무리 겨울이라지만 이럴 순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건설업계는 건설시장이 장기 불황에 돌입하며 현장에서 그간 수용해온 인력을 더는 감당하지 못한다고 분석한다. 시공능력평가순위 30위권의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식산업센터를 중심으로 미분양 공실률이 넘치다 보니 착공에 들어가지 않은 현장은 일단 공사 개시를 미루고 있다”며 “우리뿐 아니라 건설사 전반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