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판교 방문 업계 목소리 청취
주52시간 근로제 특례 조항 강조
연구·개발분야 법 적용 예외 쟁점
“기업이 마음놓고 경영할 수 있어야”
주52시간 근로제를 반도체 연구·개발 분야엔 예외로 적용하는 문제가 여야 정치 공방의 중심에 놓인 가운데, 국민의힘이 성남 판교 반도체 기업을 찾아 업계의 상황을 살폈다. 세계 반도체 경쟁 심화에 ‘트럼프 쇼크’까지 더해져 반도체 업계가 중첩 위기에 놓인 만큼 K반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게 관건인 상황에서 노동시간 규제가 걸림돌이 된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19일 차량용 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 ‘텔레칩스’를 찾아 연구개발 현장을 둘러보고, 주52시간 근로제 예외 적용과 관련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 관계자들과 논의했다.
미국, 대만 등 기존 반도체 강국들에 더해 중국의 추격 속도가 빨라지면서 세계 1위를 고수하는 K반도체의 위상이 흔들리는 추세다. 이에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관련 법 개정이 다방면으로 추진되고 있는데, 최대 관건은 반도체 연구·개발 분야는 주52시간 근로제 적용에서 예외로 두는 문제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재명 대표가 검토를 시사했지만 결국 지난 18일 해당 규정을 반도체 특별법에 포함할지 여부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반도체 특별법 처리가 무산됐다.
권 원내대표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은 이미 총성 없는 전쟁 상태다. 국내 반도체 업계가 총력을 기울여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정치권이 파격적 지원책을 마련하지 못해 송구하다. 해외 주요 반도체 업체는 심지어 하루 24시간 3교대 근무까지 하는 곳도 있다. 그 기업들이 근로자들에 대한 권익 보호 의식이 없어서 그러겠나”라며 “주52시간 근로제 특례 조항은 반도체 특별법을 특별법답게 만드는 핵심 조항이다. (예외 조항을 빼자는) 민주당의 주장은 글로벌 상황도 모르고 현장 목소리도 듣지 않은 채 나온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탕수육을 주문한 사람에게 단무지만 주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는 “반도체 산업은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어떻게 회복할 건지가 지금 저희 업계가 가장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다.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업계에선 다수의 사람들이 ‘필요하다면 일을 더 하겠다. 이를 토대로 경쟁력을 한 번 높여보자’고 한다. 이런 게 가능한 환경이 만들어지는 게 정말 중요하다. 반드시 해결이 돼서 ‘노력하면 되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 이후 권 원내대표는 “정치권에서 반도체 업계 상황을 잘 모르고 탁상공론식으로 논의하는데 대해 불만을 제기하더라”라며,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이 중도보수 포지션을 맡아야 한다고 발언한데 대해 “중도보수면 기업이 마음 놓고 경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반도체 연구·개발 분야에 주52시간 근로제 예외를 둘 것처럼 하다가 철회했는데, 중도보수라고 주장한들 누가 믿겠나”라고 꼬집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