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시술후 ‘상완신경총’ 손상
“회복해준다며 추가시술후 악화”
의료법 위반·업무상과실치상 혐의
“제 몸은 완전 반불구가 됐습니다.”

지난해 7월 15일 시흥시의 한 마사지 업체를 찾은 이후 A(53)씨의 삶은 완전히 고꾸라졌다.
A씨가 어깨와 등 부위에 결림 증상 등이 있어 수기 지압류 마사지를 받기 위해 B업체를 처음 찾아 시술을 받은 뒤 그에게 찾아온 건 통증회복이 아닌 손떨림 등 부작용이었다. 이후 A씨가 직접 시술을 담당한 이 업체 점장 C씨를 찾아 부작용을 호소하자 C씨는 되레 2차 시술을 권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C씨 제안에 응했지만, A씨의 몸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됐다. 양손을 전혀 움직일 수 없었고 심지어 시술을 받던 도중에 A씨는 병원 응급실로 긴급하게 옮겨져야 했다.
A씨의 ‘악몽’ 같은 일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B업체의 공동운영자이자 업체 대표 D원장이 ‘해결사’를 자처한 것이다. D원장은 A씨가 다친 이후 A씨의 근무지를 찾아 자신이 다친 부위를 회복시킬 수 있다며 추가로 몇 차례 시술을 이어갔다. 시흥의 B업체를 비롯, D원장의 이름을 딴 업체는 전국에서 현재 10여 곳이 운영 중이다. A씨는 “주위에서 마사지를 잘한다는 소문이 있었고, 무엇보다 이름을 걸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프랜차이즈 형태로 꽤 오래 운영돼 의심 없이 방문한 곳이었다”라며 “C점장에 이어 D대표 모두에게 시술을 받으면 나아질 수 있다고 해서 믿고 몸을 맡겼는데, 이후 삶은 몸처럼 완전히 마비됐다”고 토로했다.
A씨는 업체를 찾은 뒤 병원으로부터 ‘상완신경총 손상’ 진단을 받았다. 목의 척수에서 나와 팔을 따라 연장된 신경 다발인 상완신경총은 어깨·손의 근육을 제어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이 신경다발에 손상이 큰 탓에 의료진은 6개월 이상의 긴 회복기간이 필요하며, 회복하더라도 영구마비가 진행될 수 있다는 소견을 남겼다.
시흥경찰서는 지난해 10월 C씨와 D씨를 수사해달라는 고소장을 접수한 뒤 지난달 3일 C씨에게 의료법위반(무면허 의료행위 등)·업무상과실치상 혐의가, D씨에게 의료법위반(비의료인의 의료광고)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법률·판례를 검토·수사한 끝에 혐의가 있다고 봤다”며 “(D씨 무면허의료행위 불송치 관련) C씨가 업체를 직접 관리했으며, D씨가 의료행위를 지시한 증거도 불충분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해 C씨는 “딱히 할 얘기가 없다”면서도 “A씨에 대한 D원장의 시술 이후 (상태가) 많이 좋아진 것으로 아는데 A씨가 고소까지 진행한 건 과하다”고 밝혔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