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노선 중 유일하게 4호선 안산 구간만이 지하화 우선 사업 대상으로 선정됐지만, 인근 부동산엔 냉풍이 불고 있다. 개발 호재가 집값 상승을 견인한다는 부동산 시장의 공식은 고금리로 거래가 잠긴 상황엔 반영되지 않는 모양새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정부가 안산선 3개 구간의 철도 지하화를 우선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지역 건설경기 보완 방안’을 발표한 이후에도 침체된 부동산 분위기는 여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교통호재, 개발호재 발표 직후 수혜지 위주로 부동산 가격 들썩였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철도 지하화 대상은 소위 ‘안산선’으로 통하는 4호선 초지역부터 중앙역까지 5.12㎞ 구간이다. 현재 초지·고잔·중앙역은 지상에 위치하는데, 모두 지하로 이전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생기는 상부공간에 주변 시유지를 더해 역세권 콤팩트시티를 조성한다는 게 정부와 안산시의 구상이다. 개발 면적은 71만㎡, 금액은 1조5천억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개발 계획이 발표됐지만 안산선 일대는 잠잠하다. 아파트 실거래가 앱 ‘호갱노노’ 등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언급량이 낮은 점도 단적인 예다. 안산선 구간은 최대 도심지인 중앙동, 고잔신도시, 초지역세권을 지나는데 이들 지역 아파트는 호갱노노 실시간 아파트 랭킹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고잔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지하화 얘기가 예전부터 나와서 그런지 정부 발표가 매수자들 피부로 와닿지 않는 것 같다”며 “지금은 매수자, 매도자 모두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초지역과 중앙역 인근 중개업소 역시 비슷한 흐름이 관측된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 속 금리부담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매도 매물의 증감, 매수 문의 증감 등 즉각적인 반응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지역 공인중개사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초지역 인근에서 20년 넘게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했다는 A대표는 “반월공단이 잘 돌아갔을 때는 시기를 타지 않고 꾸준히 문의가 많았는데 지금은 아니다”라며 “금리도 너무 높고 안산 집값이 서울 변두리와 비슷할 정도로 싼 편이 아니다 보니 매물도 많지 않고 사려고 하는 사람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요자들은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 보고 지금은 관심 자체를 가지지 않는 것 같다”며 “하루에 손님이 한명도 안 오는 날이 허다하다”고 하소연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