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2.23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2.23 /연합뉴스

이번 주 헌법재판소의 최종변론이 종결되고, 2주 후 정도면 피청구인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 여부가 결정된다. 만약 탄핵이 인용되면 정국은 급속히 대선 정국으로 빨려 들어간다. 양대 진영이 최대한 결집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극우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21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정권교체 53%, 유지 37%였지만 중도층만 보면 교체 62%, 유지 27%로 정권교체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다. 하루 전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정권교체 49%, 정권재창출 40%였는데 중도층에선 55% 대 29%로 두 배 이상 정권교체 여론이 높았다. 갤럽조사에서 탄핵 찬반은 각각 60%, 34%였다.

이렇듯 중도층의 국민의힘 이탈이 두드러진 것은 헌재 심판에서 대통령 측 주장과 다른 검찰조서가 공개되고, 윤 대통령의 진실을 호도하는 듯한 발언과 태도 등에 대한 실망, 명태균 사건이 다시 부상되는 것들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또한 국민의힘이 극우 세력을 중심으로 한 광장의 탄핵 반대 여론에 과도하게 편승하여 스스로 보수의 가치를 몰각했던 후과로 보인다. 강성 보수성향 지지층의 결집이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도 상승으로 나타났지만, 탄핵 마무리 국면에서 중도층에 의해 여론 왜곡이 정상화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은 중도보수정당’이란 말을 할 정도로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 당의 정체성 논란까지 야기하면서 중원을 향한 표심 공략에 나섰다. 이에 비해 국민의힘은 여전히 아스팔트 여론에 매몰되고 있다. 김문수 장관과 홍준표 시장 등 탄핵 반대 주자들이 보수층에서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헌재 종국 결정 이후 국민의힘이 외연 확장이나 중도 확장 전략에 시동을 걸지 모르지만 그러한 급변침이 효율적일 수 없다. 국민의힘은 더 이상 극우의 몽상과 거리를 두고 민심의 향배를 정확히 읽어야 한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헌재를 공격하고 절차의 문제를 제기한다고 해서, 선거를 치러야 하는 정당이 이에 동조하는 것 자체가 중도 확장 전략과 맞지 않는다.

만약 국민의힘이 극성우파 지지자들에 묻혀서 탄핵 반대당으로 낙인찍히면 여론조사 결과가 그대로 확정될 수 있다. 압도적 다수 야당이 행정권까지 장악하는 상황을 막을 생각이라면 국민의힘은 지금 당장 당 지도부가 인식과 태도를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