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기존 조항, 재계약 평가자료로 옮겨” 반신반의 분위기

지난달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택배노동자 심야노동 등 근로조건 개선 및 대유위니아그룹 임금체불 관련 청문회에 강한승 쿠팡 대표(왼쪽)와 홍용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표가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2025.1.21 /연합뉴스
지난달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택배노동자 심야노동 등 근로조건 개선 및 대유위니아그룹 임금체불 관련 청문회에 강한승 쿠팡 대표(왼쪽)와 홍용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표가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2025.1.21 /연합뉴스

과로사 등 열악한 노동여건으로 사회적 질타를 받아온 쿠팡과 쿠팡 배송·물류·배달 등 자회사들이 플랫폼 입점업체와 노동자들과의 상생협약안을 내놨으나 현장에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24일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에 따르면 을지로위는 최근 쿠팡과 산하 계열사(CLS·CFS·쿠팡이츠), 쿠팡 플랫폼 자영업자, 쿠팡 노동자 등과 함께 ‘쿠팡-소상공인·민생단체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배송·물류·배달 등 자회사와 업체 노동자 간 협약 내용에는 건강검진 지원 확대·표준계약서 사용(배송·물류), 빠른정산 서비스 도입·라이더 처우 개선(배달) 등이 담겼다.

하지만 택배 현장에서는 우려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번 협약에서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 요인으로 지목돼 온 월 배송수행률 95%미만 등 클렌징 조항을 ‘대리점 계약 해지 요건’에서 없애기로 했지만, 대리점 재계약 평가 자료(SLA)에는 배송 수행률과 프레시백 회수율 등의 지표가 남아서다. 기존 클렌징 항목 10가지에 포함됐던 내용이 다른 평가지표로 옮겨져 노동환경을 압박할 것이란 게 노동자들의 지적이다.

강민욱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 집행위원장은 “기존 클렌징 조항에 있던 프레시백 회수율에 더해 심야 배송시간 미준수 발생빈도 등이 들어간 대리점 평가지표가 그대로 남은 것은 클렌징을 남겨두겠다는 말과 다름없다”며 “택배 영역의 경우 대리점이 기사의 구역을 직접 회수하는 문제, 야간노동 개선점 등에 대한 내용이 없는 반쪽짜리 협약”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쿠팡 측은 프레시백 지표는 신선식품을 배송하는 사업장 특성을 고려한 것이며, 지표는 업계 수준을 고려해 설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