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임대료 3분의2 깎아줘도 외면

광교 지하상가엔 한쪽 복도 텅텅

소비 위축에 투자수익 악화 원인

최근 경기침체와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경기도내 신도시의 상가 공실률이 회복되지 않고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수원 광교신도시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붙은 채 방치되고 있다. 2025.2.2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최근 경기침체와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경기도내 신도시의 상가 공실률이 회복되지 않고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수원 광교신도시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붙은 채 방치되고 있다. 2025.2.2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신도시 상가는 원수에게도 권하지 않는다’는 말이 우스갯소리가 아닐 정도 경기도 내 신도시의 상가 공실이 심각하다.

24일 평택 고덕신도시의 한 상가 빌딩. 층별로 20여개 호실이 있지만 입주사는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분양 당시 보증금과 월 임대료가 각각 1천만원, 150만원에 책정됐던 33㎡의 상가는 현재 보증금은커녕 월 임대료가 50만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찾는 이 하나 없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해당 건물 1층에 위치한 부동산 관계자는 “내는 이자보다 받는 임대료가 더 낮아도 계약을 원하지만 성사되지 않고 있는 지 오래”라고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도시 계획이 성공했다고 평가되는 수원 광교신도시마저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하다. 중심 지역을 조금만 벗어나도 건물에 상가 공실이 수두룩하다. 한 주상복합 건물 내 지하상가의 경우 한쪽 복도가 텅 비어있을 정도다.

한국의 대표 해양휴양단지를 꿈꾸며 조성한 시흥 거북섬 복합해양레저관광단지는 수년째 유령섬으로 불린다. 시에서도 해안 데크, 공연장 등을 조성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한산한 분위기를 좀처럼 바꾸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이곳에 위치한 부동산을 찾자, 공인중개사는 통유리창으로 시화호가 한눈에 들어오는 상가를 보여 주며 카페 창업 시 ‘대박’이 터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머뭇거리는 모습에 임대료를 300만원에서 100만원 선까지 낮춰 불렀다. 이 건물 역시 전망이 좋아도 한 층에 한두 호실 정도만 입점한 상태다.

최근 경기침체와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경기도내 신도시의 상가 공실률이 회복되지 않고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평택 고덕신도시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붙은 채 방치되고 있다. 2025.2.2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최근 경기침체와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경기도내 신도시의 상가 공실률이 회복되지 않고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평택 고덕신도시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붙은 채 방치되고 있다. 2025.2.2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이처럼 해가 지날수록 도내 신도시의 상가 공실은 회복되기는커녕 더욱 수렁이 깊어지는 추세다. 각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상권 인근에 공원과 도로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홍보도 나서봤지만 경기가 회복되지 않아 수년째 덩그러니 남은 상가들이 태반이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2024년 12월31일 기준 도내 오피스 공실률은 5.1%로 전년 같은기간 보다 1.0%p 늘었다. 중대형 상가와 소규모 상가 공실도 전년대비 각각 0.1%p, 0.2%p 늘어난 10%, 6.1%를 기록했다. 집합상가 공실은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인 5.4%로 나타났다. 수치 악화는 신도시 공실 증가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고덕신도시에 위치한 한 부동산 관계자는 “경기도는 그나마 좋은 투자처로 인식되지만 신도시는 반대”라며 “오죽하면 신도시 상가는 원수에게도 권하지 않는다는 말이 돌 정도”라고 토로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상가의 경우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 심화로 관련 지수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고, 부동산 시장도 악화돼 투자 수익률이 낮아져 투자를 기피하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