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임대료 3분의2 깎아줘도 외면
광교 지하상가엔 한쪽 복도 텅텅
소비 위축에 투자수익 악화 원인

‘신도시 상가는 원수에게도 권하지 않는다’는 말이 우스갯소리가 아닐 정도 경기도 내 신도시의 상가 공실이 심각하다.
24일 평택 고덕신도시의 한 상가 빌딩. 층별로 20여개 호실이 있지만 입주사는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분양 당시 보증금과 월 임대료가 각각 1천만원, 150만원에 책정됐던 33㎡의 상가는 현재 보증금은커녕 월 임대료가 50만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찾는 이 하나 없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해당 건물 1층에 위치한 부동산 관계자는 “내는 이자보다 받는 임대료가 더 낮아도 계약을 원하지만 성사되지 않고 있는 지 오래”라고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도시 계획이 성공했다고 평가되는 수원 광교신도시마저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하다. 중심 지역을 조금만 벗어나도 건물에 상가 공실이 수두룩하다. 한 주상복합 건물 내 지하상가의 경우 한쪽 복도가 텅 비어있을 정도다.
한국의 대표 해양휴양단지를 꿈꾸며 조성한 시흥 거북섬 복합해양레저관광단지는 수년째 유령섬으로 불린다. 시에서도 해안 데크, 공연장 등을 조성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한산한 분위기를 좀처럼 바꾸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이곳에 위치한 부동산을 찾자, 공인중개사는 통유리창으로 시화호가 한눈에 들어오는 상가를 보여 주며 카페 창업 시 ‘대박’이 터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머뭇거리는 모습에 임대료를 300만원에서 100만원 선까지 낮춰 불렀다. 이 건물 역시 전망이 좋아도 한 층에 한두 호실 정도만 입점한 상태다.

이처럼 해가 지날수록 도내 신도시의 상가 공실은 회복되기는커녕 더욱 수렁이 깊어지는 추세다. 각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상권 인근에 공원과 도로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홍보도 나서봤지만 경기가 회복되지 않아 수년째 덩그러니 남은 상가들이 태반이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2024년 12월31일 기준 도내 오피스 공실률은 5.1%로 전년 같은기간 보다 1.0%p 늘었다. 중대형 상가와 소규모 상가 공실도 전년대비 각각 0.1%p, 0.2%p 늘어난 10%, 6.1%를 기록했다. 집합상가 공실은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인 5.4%로 나타났다. 수치 악화는 신도시 공실 증가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고덕신도시에 위치한 한 부동산 관계자는 “경기도는 그나마 좋은 투자처로 인식되지만 신도시는 반대”라며 “오죽하면 신도시 상가는 원수에게도 권하지 않는다는 말이 돌 정도”라고 토로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상가의 경우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 심화로 관련 지수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고, 부동산 시장도 악화돼 투자 수익률이 낮아져 투자를 기피하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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