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당 안팎의 비판을 무릅쓰고 우클릭 행보에 나선 건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역대 대통령 선거와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그가 중도층 공략에 열을 올리는 이유를 간접적으로 설명한다.
우로 또 우로…‘조기대선 염두’ 시각
박빙 대선마다 중도층이 캐스팅보트
자신도 역대 최소 0.73% 차로 패배
중도표심 바로미터 충청 ‘여론 불리’
김영삼 정부 이후로 국내에서 열린 대선은 노무현 정부 지지율 10%대에서 치러진 제17대(이명박 당선인), 박근혜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치러진 19대(문재인 당선인)를 제외하고 전부 박빙으로 당락이 갈렸다.
먼저 1997년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당선인과 이회창 후보 간 득표율 차이는 2.13%였다. 보수성향에 좀 더 가까우면서도 마음을 완전히 굳히지 못한 중도층 표심을 한나라당 출신 이인제 후보가 상당 부분(총 19.20% 득표) 흡수하면서 이회창 후보는 눈물을 삼켜야 했다.
중도층 표심에 대통령이 결정된다고 봐도 무방한 데이터베이스는 이후에도 계속 쌓였다. 16대 노무현 당선인과 이회창 후보는 2.33%, 18대 박근혜 당선인과 문재인 후보는 3.53% 차에 불과했다. 여기에 더해 이미 0.73%라는 역대 최소 득표율 차로 패한 쓰라린 기억이 있는 이 대표가 중도층에 사활을 거는 건 당연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근 충청권 여론도 이 대표 행보에 속도를 더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7~18일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를 보면 대전·세종·충청지역 국민의힘 지지도가 대구·경북 다음으로 많은 44%를 기록해 민주당(30%)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0~21일 전국 만18세 이상 유권자 1천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 집권세력 선호도 조사에서는 충청권에서 정권 연장 여론(57.1%)이 정권 교체 여론(40.4%)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청권은 중도층 표심의 바로미터처럼 여겨지는 곳으로, 노무현·박근혜·윤석열 대통령은 영호남 각각의 지지기반을 뛰어넘어 ‘대전·충남·충북’에서 승리하며 대권을 손에 넣었다. 특히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당선인이 충청지역(세종 포함)에서 이재명 후보보다 더 가져간 14만7천612표는 전체 승부(24만7천77표 차)를 좌우한 결정적 캐스팅보트가 됐다.
잦아지는 우클릭에 與 권성동 맹공
“반기업, 반시장, 반자유 좌파정당”
25일 정치권 한 관계자는 “중도층이 여전히 폭넓게 형성돼 있다는 조사결과가 잇따르는 데다, 계엄부터 이어진 탄핵심판 정국에도 충청권 민심이 민주당에 결코 유리하게 흐르지 않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중도층을 향한 이 대표의 스킨십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대표의 잦아지는 우클릭을 놓고 여권은 맹공을 퍼붓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재명표 민주당은 근본적으로 반기업, 반시장, 반자유 좌파정당”이라며 “온갖 화려한 레토릭(미사여구)을 동원해 반기업 좌파 본색을 은폐하려 들수록 이 대표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만 더욱 커질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우성·하지은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