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중·동구 구도심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내항과 동인천역 일대를 개발하는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마중물로 기대를 모은 ‘상상플랫폼’이 다시 텅 빌 처지에 놓였다. 열악한 접근성을 뛰어넘을 홍보·콘텐츠 전략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관광공사는 최근 상상플랫폼 3·4층 민간사업자인 월미하이랜드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임대료 미납이 이유다. 앞서 1·2층 관리 주체인 LG헬로비전도 인천관광공사에 계약 해지 의사를 전달했다. 이대로라면 지난해 7월 개관 후 1년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에 상상플랫폼 사업자들은 모두 떠나게 된다.
사업자들은 방문객이 저조해 운영이 힘들다고 토로한다. 월미하이랜드는 관광공사와 계약 당시 연간 방문객을 200만명 수준으로 예측했다. 그에 따라 3·4층 임대료를 각각 2천100만원으로 정했다. 관리비 1천만원씩을 포함하면 매달 6천200만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방문객이 적어 손실액만 14억원이다. 인천관광공사는 각종 전시회와 마켓, 체험전을 열어 방문객을 모으고자 했지만, 일시적 행사인 만큼 지속적 유치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인천시는 상상플랫폼에 지역 구도심 부활과 관광 활성화 등의 역할을 부여했다. 오는 4월 상상플랫폼에 개관 예정인 인천시교육청 ‘AI융합교육센터’와 연계해 지역 AI 인재 양성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도 기대했다. 앞서 상상플랫폼 ‘뮤지엄엘’을 운영하는 LG헬로비전과 인천시교육청은 이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하지만 LG헬로비전이 개관 1년 만에 철수를 결정하면서, AI융합교육센터는 시교육청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인천관광공사는 최근 인천시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 주재로 주요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상상플랫폼 ‘정상화’가 화두였던 가운데, 민간사업자 계약해지의 근본적 원인과 콘텐츠 부족 해소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공사는 이달부터 오는 5월까지 ‘상상플랫폼 공간 구성 및 활성화 방안 연구용역’을 실시한다. 상상플랫폼의 콘텐츠를 보완하고 사업 연속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상상플랫폼은 개관 전 민간이 아닌 지자체가 사업주체가 되면서 영리보다 공공재 기능에 충실할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문제가 된 부분을 보완한 상상플랫폼이 공공성과 수익성을 두루 갖춘 모범적 도시재생 사례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