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서 최종 진술

“살면서 가장 힘들었지만 성찰의 시간”

12·3 비상계엄, “계엄형식 대국민호소”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해 있다.2025.2.13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해 있다.2025.2.13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오후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 이후 최종 진술을 통해 “먼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현직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최후 진술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직접 작성한 40분 분량의 최후 진술문을 통해 “살면서 가장 힘든 날들이었지만 감사와 성찰의 시간이기도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국민께서 일하라고 맡겨준 시간에 제 일을 하지 못하는 현실이 송구스럽고 가슴이 아프다”며 “많은 국민들이 여전히 믿어주고 계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과 관련 “국가 존립의 위기에서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선포가 (스스로의) 안위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대통령에게 가장 편하고 쉬운 일은 힘든 일을 굳이 벌이지 않고, 사회 여러 세력과 잘 타협해 모든 사람들에게 듣기 좋은 말을 하면서 임기 5년을 안온하게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하겠다는 욕심을 버리면 치열하게 싸울 일도 없고, 어려운 선택을 할 일도 없어진다”며 “제 개인적 삶만 생각하면 정치적 반대 세력의 공격을 받을 수 있는 계엄을 선택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은 “잔여 임기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직무에 복귀하게 될 경우 “대폭 권한을 이양하고 개헌과 정치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이어 “국제정세와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을 감안해 대통령은 대외관계에 치중하고 국내 문제는 총리에게 권한을 대폭 넘길 생각”이라며 “개헌과 정치개혁을 마지막 사명으로 생각하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윤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이 진행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일대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거 몰려들어 삼엄한 분위기가 하루종일 이어졌다. 윤 대통령의 마지막 변론을 응원하기위해 평소보다 많은 수의 지지자가 몰렸고, 곳곳에 국민의힘과 여권의 인사들의 모습도 보였다.

이와 함께 헌재 정문 앞에 모인 탄핵 찬반 세력의 세대결 양상도 긴장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대통령 국민변호인단은 이날 19만명이 서명한 탄핵반대 탄원서를 헌제에 제출하며 탄핵이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반면 탄핵 찬성 지지자들은 윤 대통령의 파면을 요구하는 등 서로 고성을 지르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전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후진술

[전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후진술

사랑을 받아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도, 국민께서 일하라고 맡겨주신 시간에 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송구스럽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한편으로, 많은 국민들께서 여전히 저를 믿어주고 계신 모습에, 무거운 책임감도 느꼈습니다.
https://www.kyeongin.com/article/1730656

/하지은기자 z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