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2025.2.25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2025.2.25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2.75%로 낮춰 2022년 10월 이후 2년만에 2%대로 복귀했다. 이날 금리 인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7명의 만장일치로 성사되었다. 고환율, 고물가가 부담이나 정국혼란에 따른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불투명한 터여서 일단 통화정책을 통해 내수부터 살리려는 취지이다.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판단이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의 전망치 1.9%에서 불과 2개월만에 0.4%p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이다. 한은이 연간 전망치를 0.4%p 이상 조정한 것은 지난 2022년 11월 당시 이듬해 전망치를 2.1%에서 1.7%로 0.4%p 낮춘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외 기관들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 눈높이도 계속 낮아지는 추세이다.

이미 우리 경제는 건설경기와 민간소비 부진으로 내수회복세가 더디고 수출동력 또한 크게 둔화되었는데 여기에 계엄과 탄핵 여파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당초 한은의 전망치(2.2%)보다 낮은 2.0%에 그쳤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정부의 관세전쟁 촉발은 설상가상이다. 미국 정부는 이달 초 철강 수입관세 25% 부과에 이어 조만간에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상품인 자동차·반도체 등에 10∼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경우 가계는 1인당 15만4천원 가량, 자영업자는 1인당 55만원 가량 이자 부담이 줄어 경제성장률을 0.07%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높은 원/달러 환율이 고민이다. 지난달의 1천460∼1천470원대에서 최근에는 1천430원대로 내려왔지만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미국발 고금리 충격 등 세 차례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환율이 오르면 시차를 두고 수입물가, 생산자물가, 소비자물가에 에스컬레이트된다. 한·미 간의 금리 격차 확대도 부담이다. 이날 인하로 미국(4.25∼4.50%)과 금리 차이는 기존의 1.50%p에서 1.75%p로 다시 벌어졌다. 국내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면 원화 가치는 더 떨어져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욱 커진다. 환율과 물가관리에 각별히 신경써야할 것이다.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