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50여명 피해, 개별반환 어려워
“보증보험 불가, 부동산 허위 설명”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렵다는 걸 알고 나서야 건물이 사실상 ‘다가구주택’이라는 걸 알았죠.”
경기 남부권에서 전세사기 의혹이 연이어 터져나온(2월25일자 7면 보도) 가운데, 서류상 다세대주택으로 등록된 신축 빌라가 실상은 다가구주택처럼 운영되며 세입자 보호 사각지대에 놓인 사례가 확인됐다. 해당 건물들은 각각 수원시 인계동과 우만동에 위치하며 세 건물 모두 임대인 A씨가 소유하고 있다.
26일 수원 인계동 소재 P건물·S건물과 우만동 소재 H건물의 등기부등본을 분석한 결과, 서류상 다세대주택이나 건물 전체가 공동담보로 설정된 상태로 사실상 다가구주택과 같은 구조였다. 다가구주택은 건물 전체가 한 명의 소유로 돼 있어 경매가 진행될 경우 세입자들이 개별 세대별로 보증금을 보호받기 어렵다. 변제 절차에서 보증금을 다른 세입자와 나눠 가져야 하는 등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세입자들은 계약 당시 이 점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부동산과 임대인으로부터 공동담보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한 데다, 일반적으로 등기부등본을 본인 세대만 조회하는 경우가 많아 건물 전체에 설정된 근저당 규모나 공동담보로 묶인 세대 현황을 구체적으로는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A씨 소유 인계동 P건물·S건물과 우만동 H건물의 세입자 50여 명은 70억원가량의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해당 건물들은 경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P건물에는 한 은행의 1순위 근저당 25억8천만원이 설정됐는데, 감정가 40억7천400만원에서 1회 유찰될 경우 금액은 28억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우선변제 대상이 아닌 세입자들은 보증금 회수가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다.
또 일부 세입자들은 보증보험에 가입된 줄 알고 계약했지만 해당 건물은 채권최고액이 높아 가입 자체가 불가능한 곳이었다. 더욱이 중개를 맡았던 부동산이 특정 은행의 한 지점을 통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했다는 점도 세입자들을 위험에 노출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세입자 김미소(33·가명)씨는 “보증보험에 애초에 가입이 불가능한 건물이었다. 그제야 허위로 설명을 했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은행에서는 대출이 어렵다고 했는데, 부동산이 연결해 준 지점의 은행원이 부동산으로 왔고 대출이 나왔다”고 전했다. 해당 부동산은 현재 폐업한 상태로 알려졌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