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부적격 판단’ 변경 추진

당뇨 등 진단시 일정주기 추적검사

마을버스 기사 이모(64)씨가 운행을 준비하는 모습. 2025.02.21/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마을버스 기사 이모(64)씨가 운행을 준비하는 모습. 2025.02.21/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대책의 일환으로 버스·택시 등 고령 운수종사자의 자격유지검사 기준이 대폭 강화되면서 고령 버스 기사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기도 마을버스 업계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만 65세 이상 고령 운수종사자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검사 및 판정 기준을 높여 운전에 적합하지 않은 기사를 가려내는 게 골자다.

27일 국토부에 따르면 기존에는 7개 검사항목 중 2개 이상이 5등급(불량)인 경우 ‘운전 부적합’으로 판단했으나, 앞으로는 사고 발생 관련성이 높은 4개 항목 중 4등급(미흡) 2개일 때도 부적합 판정을 받는다. 또 초기 고혈압·당뇨 진단·우려군은 6개월마다 의무적으로 추적 검사를 받아야 한다.

고령 운전자 규제안이 한층 더 강화되면서 도내 마을버스 업계는 인력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경기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도내 마을버스 기사의 70% 이상이 60세가 넘기 때문이다.

회사 “관둬서 인력부족 발생 걱정”

기사들 “화장실 다녀오기도 바빠”

道 “올해 처우개선비 20만원 지급”

시흥시의 한 마을버스 회사에서 관리자로 일하는 A씨는 “기사 한명이 빠지면 버스 한대가 멈춰 설 정도로 인력이 부족한데, 그나마 있는 기사들마저 관둬야 하는 상황이 생길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운수종사자 자격유지 검사 대상이 되는 B씨 역시 “젊은 기사들도 흔히 걸리는 당뇨마저 고령자는 초기부터 추적 검사를 받으라는 게 가혹하다”고 우려했다.

기사들은 법안의 취지에 동의하면서도, 규제에 앞서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소한의 인력으로 굴러가는 탓에 업무 강도가 지나치게 세다는 것이다.

B씨는 “30분 일하고 10분 쉬는 루틴을 하루 8시간 반복해야 한다”며 “10분은 화장실을 갔다 오기도 바쁜 시간이라 젊은 기사라도 힘들어 할 것”이라고 했다. B씨는 시내버스 운전경력도 있지만 마을버스의 고된 노동에 혀를 내둘렀다. 그는 “시내버스는 노선을 한번 돌면 30분 넘게 쉴 수 있었는데, 마을버스는 기사가 없다보니 쉴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기사들의 업무 환경이 열악한 것은 업계 전반이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탓이다. 2022년 기준 도내 마을버스 업계는 330억원가량의 손실액(경기도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 자료)을 기록했다. ‘시내버스 공공관리제’를 통해 도에서 적자를 보전받는 시내버스와 달리 마을버스는 이 같은 손실이 매년 누적된다는 설명이다. 마을버스를 관리하는 기초 지자체에서 보조금을 일부 지급하지만, 이마저 재정이 넉넉한 시군에 한정된 이야기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마을버스는 시군 관할이라 도에서 적극 지원하긴 사실상 어렵다”면서도 “다만 지난해 관련 조례를 신설해 오는 3~4월부터 기사당 처우개선비 20만원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