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첫 날 불구 한산한 애플 매장

SE 시리즈 대신 기존 모델과 합쳐

맥세이프 부재·GPU 코어도 낮아

 

26만원 더해 아이폰 16 구매 의견도

애플 ‘아이폰16e’ 출시 첫날인 28일,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에 자리한 프리스비 매장이 한적하다. 2025.2.28 /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애플 ‘아이폰16e’ 출시 첫날인 28일,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에 자리한 프리스비 매장이 한적하다. 2025.2.28 /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애플이 3년만에 선보인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16e 정식 판매 첫날,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보급형 모델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가성비가 사라진 탓이다.

28일 오전 방문한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 지하 1층 파사쥬. 이곳에 자리한 애플 공식 리셀러숍인 프리스비 매장은 애플 신제품 출시가 무색할 정도로 한적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구매행렬은 없었다. 제품을 살펴보는 고객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오픈런 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인기를 모았던 전작(2022년 10월11일자 12면 보도)들의 출시 때와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오픈런 나선 경기도민] 애플 신제품 '아이폰14' 출시

[오픈런 나선 경기도민] 애플 신제품 '아이폰14' 출시

구매자들의 열기는 뜨거웠다.롯데百 동탄점 윌리스 매장 긴줄첫 구매자 '애플워치 8세대' 증정서울 강북구 미아동에서 왔다는 첫 번째 대기자 A(29)씨는 "사람이 많을 줄 알고 수요일 밤 11시에 도착했다"며 "매장 앞에서 이틀 노숙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대기자 B(45)씨도 아이폰14프로 256GB 모델을 구매하기 위해 인천에서 동탄까지 먼 거리를 달려왔다. 그는"지난 6일 오전 6시에 도착했다. 아이폰을 사려고 월차까지 냈다"며 "제가 1등일줄 알았는데, 먼저 온 분이 계셨다"며 깜짝 놀라워했다.순위권에 든 대기자들에게 물어본 결과, 대부분이 전날부터 줄을 섰다고 입을 모았다. 거주지도 다양했다. 용인, 평택 등 각지에 살고 있는 경기도민들이 아이폰14를 구매하기 위해 원정을 온 것으로 확인됐다.오전 8시가 되자 윌리스 매장 문이 열렸다. 오랜 시간 밖에서 대기하던 고객들은 하나둘 매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신제품이 진열됐지만, 순위권 대기자들은 바로 카운터로 향했다. 원하는 기종과 색상 등을 말하고 바로 결제했다. 대기는 길었지만, 구매엔 짧은 시간이 걸렸다.오랜 시간 기다린 소비자들을 위한 이벤트도 진행됐다. 경품 증정 및 추첨이다. 윌리스는 첫 구매자에겐 '애플워치 8세대', 2~5번째 구매자에겐 '애플워치 SE 2세대'를 선물했다. 이후 6~50번째 구매자에겐 추첨방식으로 워치, 에어팟, 케이스 등을 증정했다.워치를 선물받은 한 소비자는 "서비스가 감동적"이라며 "밖에서 기다리는 이들을 위해 담요부터 빵, 커피 등을 제공해주고 지루하지 않게 퀴즈를 내는 등 많이 신경쓴 티가 났다"고 호평했다. 이번 아이폰 신제품 판매 이벤트는 코로나19 영향으로 3년여만에 열린 얼리버드
https://www.kyeongin.com/article/1610519

아이폰16e는 2022년 출시된 아이폰SE3 이후 3년 만에 출시된 보급형 모델이다. SE4가 될 것이란 업계의 예상과 달리 ‘e’라는 이름을 달고 아이폰16 시리즈에 포함됐다. SE시리즈는 기존 폼팩터를 재활용해 만들어 가격이 저렴한 게 특징이다. SE1은 아이폰5S를, SE2·3는 아이폰8에서 사용했던 부품으로 제작했다.

28일 정식 판매가 시작된 애플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16e. 2025.2.28 /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28일 정식 판매가 시작된 애플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16e. 2025.2.28 /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아이폰16e는 아이폰14 폼팩터를 사용했다. 소위 ‘M자 탈모’로 불렸던 디스플레이 상단을 가렸던 노치 디자인이 적용되고, 무선 충전 기능인 맥세이프가 빠진 모델이다. 애플은 아이폰15 모델부터 노치 디자인 대신 다이나믹 아일랜드를 적용 중이다. 맥세이프는 아이폰12 모델부터 지원하고 있다. 카메라는 기존 SE 모델과 동일하게 1개 렌즈만 탑재됐다.

두뇌라고 할 수 있는 프로세서는 아이폰16과 같은 A18칩, 8GB 램이 탑재됐다.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도 지원한다. 다만 GPU 코어는 4코어로 아이폰16(5코어)보다 떨어진다.

출고가는 128GB 기준 99만원에 책정됐다. 동일 용량 SE3모델 국내 출고가가 66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30만원 이상 비싸졌다. 26만원을 더 내면 보다 성능이 좋은 아이폰16 모델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보급형 모델의 장점인 ‘가성비’가 사라진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돈을 더 보태 아이폰16을 구매하거나 삼성전자 갤럭시S25를 사는 게 낫겠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이폰16e 출시를 기다렸다는 소비자 김모(33)씨는 “작은 휴대폰을 좋아한다. 올해 새로운 SE 모델이 출시된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실제로 보니 너무 실망스럽다”라며 “가격도 생각보다 너무 비싸고 색상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평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