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주차장 진출입구 높이가 기존 2.7m에서 2.3m로 줄어 택배차량이 출입할 수 없다. 오피스텔 일부층은 층고가 1.3m 감소했고, 실내 공간 면적이 10㎝ 이상 축소된 가구도 있다. 건설사가 입주업무를 시작한 지 6일쯤 됐을 땐 원인 모를 누수가 발생,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겼다. 이 사례는 여러 현장에서 발생한 하자 모음이 아니다. 대방건설이 시공한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 오피스텔에서 벌어진 일이다.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는 대방건설이 2021년 분양한 대규모 복합주거단지다. 지하 6층~지상 49층, 5개 동 규모다. 4개 동은 아파트, 1개 동이 오피스텔로 분류됐다. 각각 531가구, 323실이다.
당시 동탄2신도시는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었다. 동탄2 택지개발지구에 들어선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 또한 투기과열지구에 속했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주택으로 분류되는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은 반면 건축법이 기준인 오피스텔은 분양가상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동일한 전용면적 84㎡ 타입이더라도 아파트는 3억8천534만~4억8천867만원, 오피스텔은 8억4천360만~9억1천660만원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오피스텔 분양가가 2배가량 비싼 셈이다.
대방건설이 분양했던 2021년은 규제지역 확산으로 수도권 주택 분양 대부분이 분양가상한제 대상이었다. 건설자재와 노임비 상승 속 시행사와 시공사가 오피스텔 분양으로 수익을 보전한 일은 건설·부동산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아는 사실이다.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는 오피스텔에서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아파트보다 비싸게 분양했던 아파텔이 하자투성이라서다. 새 집 입주의 꿈은 어느새 악몽이 됐다. 수분양자들은 하자를 떠안을 수 없다며 분양권 계약해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내 집 마련은 생애주기에서 가장 비싼 소비로 꼽힌다. 2천원 남짓한 라면 한 봉지를 사더라도 문제가 있으면 제조사가 바꿔주는 게 대한민국인데, 수억원짜리 집은 그렇지 않은 모양새다. 돈을 내는 소비자가 ‘을’이 된다. 참 아이러니하다.
/윤혜경 경제부 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