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에 폐점러시 예상 목소리
계약만료 앞둔 동수원·수원영통점
점포 종료되면 매장 분산도 어려워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3월5일자 2면 보도)한 가운데 경기도 매장들의 동반 폐점설이 돌면서 직원들의 걱정이 커졌다.
앞서 지난 4일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홈플러스는 법정 관리와 관계 없이 대형마트·익스프레스 등 점포는 정상 운영한다는 방침이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대량 해고나 폐점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 측은 작년 기준 폐점을 결정한 매장은 도내 세곳(안산선부·부천소사·부천상동)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중 부천소사점과 부천상동점은 임대 건물 재건축 후 재입점할 예정으로, 완전 폐점이 결정난 곳은 임대 계약이 종료된 안산선부점뿐이다.
하지만 올해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들어선 만큼, 경영 부담을 줄이기 위해 ‘폐점 러시’가 일어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도내에서는 동수원점(2027년)과 수원 영통점(2028년)이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홈플러스 측은 현재 두 매장은 폐점 계획이 없으며, 매장 영업을 종료하더라도 인원 감축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금까지 매장 영업을 종료했을 때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한 적은 한번도 없다”며 “영업이 종료된 점포의 직원들은 다른 매장으로 옮겨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직원들이 폐점을 우려하는 이유는 한 지역에서 대형마트 매장 두 곳이 잇따라 문을 닫은 전례가 거의 없어서다. 동수원점과 수원영통점에는 직고용 직원이 각각 100명 넘게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을 인근 매장으로 분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은 폐점 매장이 대부분 지역당 한 곳에 불과했기 때문에 직원들을 인근 매장으로 분산할 수 있었다”며 “지역 안에서 두 곳이 1년 간격으로 문을 닫으면 인근 매장에서 인원을 소화하는 게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리가 먼 타 시군 매장에서 근무해야 하는 직원들은 퇴직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폐점이나 매장 매각으로 재정적 어려움을 타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그간 알짜 점포의 부동산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차입금이나 이자를 갚아온 탓에,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경영을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런 맥락에서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이번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책임한 경영에 있다며 MBK파트너스가 회생을 책임지라고 촉구하고 있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