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계엄 지지 ‘힘내라 대한민국’ 4만명 돌파

이준석 의원 다룬 ‘준스톤 이어원’도 개봉

지지자들 상영 행렬 “주변에도 추천할 것”

“지지층 결집 효과…사회 갈등 증폭은 우려”

7일 오후 화성시 동탄2신도시의 한 영화관. 개혁신당 이준석(화성을) 의원을 다룬 영화 ‘준스톤 이어원’ 포스터. 2025.3.7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7일 오후 화성시 동탄2신도시의 한 영화관. 개혁신당 이준석(화성을) 의원을 다룬 영화 ‘준스톤 이어원’ 포스터. 2025.3.7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가시권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정치적 이슈 등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잇따라 개봉했다.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되지만, 비상계엄·탄핵 사태로 사회적 갈등이 큰 가운데 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7일 오전 11시 30분 수원시 권선구의 한 영화관. 대한민국의 공산화를 주장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을 지지하는 내용의 다큐멘터리 영화 ‘힘내라 대한민국’이 상영됐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이 영화는 지난 6일 기준 4만6천82명 관객을 기록했다.

이날 총 70석 규모의 상영관에는 39명의 관객이 들어왔다. 관객들은 장면마다 반응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하자고 제안하는 장면에서 일부 관객은 화면에 삿대질을 했고, 객석 곳곳에서 탄식이 나왔다.

반면 영화 말미 윤 대통령이 국정에 복귀하는 가상의 장면이 나오자 관객들은 “맞습니다”라고 외치며 박수 쳤다.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들을 수 있는 충성가(양양가)가 나올 때는 관객들이 따라 불렀다.

용인시에 사는 김진태(58)씨는 “탄핵 정국에서 윤 대통령의 발자취를 따라가려고 영화관을 찾았다”며 “윤 대통령이 그간 ‘자유’를 강조했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고, 이진희(67)씨는 “나라와 윤 대통령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왔다”며 “주변에도 보라고 추천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7일 오전 수원시 권선구의 한 영화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을 옹호하는 영화 ‘힘내라 대한민국’이 상영됐다. 2025.3.7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7일 오전 수원시 권선구의 한 영화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을 옹호하는 영화 ‘힘내라 대한민국’이 상영됐다. 2025.3.7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지난 6일에는 개혁신당 이준석(화성을) 의원의 국민의힘 대표직 상실부터 제22대 국회의원 당선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준스톤 이어원’이 개봉했다. 이 의원을 밀착 촬영했고, 그가 직접 자신의 정치적 결정에 대한 설명을 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 이 의원의 지역구인 화성시 동탄2신도시의 한 영화관에도 이 의원 지지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원재(52)씨는 “(이 의원이) 고생했던 것부터 국회의원 당선까지와 개인적인 생각까지 알 수 있었다”며 “지지하는 정치인이 잘 돼 좋다. 초심 잃지 않고 정치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혼란한 정국에서 정치 소재 다큐멘터리 영화의 등장 이유로는 ‘시장성’과 ‘정치 팬덤 결집’이 꼽힌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주류 미디어에 가진 분노·불만을 지지층이 영화를 통해 해소하려는 수요가 많아 제작사는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정치진영에 입각한 영화는 지지층을 만족시키고 결집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지지층에게만 소구하는 영화가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평도 있다. 하 평론가는 “정치적으로 편향된 영화는 공동체적으로 봤을 때 갈등의 골을 더 깊게 만든다”고 지적했고,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영화가 혹여나 사실이 아닌 내용들을 통해 관객을 호도하고 사람들을 모으는데 이용된다면 문제”라고 꼬집었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