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덕면서 거푸집 해체중 2명 사상

‘안성 교량붕괴’ 시공사 다시 비극

안성 2차 현장감식… 1명 입건도

현대엔지니어링(이하 현엔)이 시공을 맡은 평택 현덕면의 한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노동자 2명이 콘크리트 거푸집 해체 작업 중 추락해 1명이 숨졌다. ‘안성 교량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 채 2주가 되지 않은 시점에 현엔의 시공현장에서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해 안전사고 방지 책임을 방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10일 평택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께 평택 현덕면 운정리 화양도시개발구역 내 힐스테이트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50대 작업자 A씨와 B씨가 아파트 외벽의 콘크리트 ‘갱폼’(일체형 거푸집)을 타워크레인을 이용해 해체하는 과정 중 아래로 추락했다.

이들은 당시 지상에 갱폼을 내려 외벽에 체결된 고리를 푸는 작업 중이었는데, 크레인 기사가 이를 미처 인지하지 못한 채 갱폼을 들어 올렸고 이 과정에서 갱폼 위에 있던 A씨와 B씨가 각각 6m와 3m 높이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B씨는 다리 등을 다쳐 치료받고 있다.

추락사고가 난 현장은 현엔이 시공을 맡은 곳으로 파악됐다.지난달 25일 10명의 사상자를 낸 안성 교량 붕괴사고 당시 시공을 담당한 현엔의 현장에서 발생 2주 만에 사망사고가 다시 나자 안전 부실을 질타하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날 현엔 측은 “지난 안성 교량 붕괴사고에 이어 잇달아 사망 사고가 발생한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관계 당국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안성 교량 붕괴사고 관련 현장 2차 감식을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진행한 감식에는 사고 당시 현장 재구성에 활용될 3D스캐너가 동원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백런칭’ 작업 중에 붕괴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지난달 28일 시공사 등의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18만여 점의 압수물과 현장 CCTV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런칭은 거더(빔) 인양 장비인 ‘런처’를 뒤로 빼내는 작업으로, 이 작업에 들어간 지 나흘 만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게 경찰의 분석이다.

경찰은 현재까지 거더 설치 작업을 맡은 하도급사인 장헌산업 관계자 1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고, 원·하청사 등 다른 공사 관계자 33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런처 오작동, 설계·시공 오류, 50m가 넘는 거더의 안정성 문제’ 등 조사 대상, 방향과 관련해 “사고 원인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수현·고건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