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인공지능 활용해 관리비 절감
2040년까지 4단계 추진
경기도가 신재생에너지 및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신축 아파트 80만호의 관리비를 절감할 4단계 계획을 세웠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1일 화성 동탄2 A93블록 장기전세주택 현장에서 ‘관리비 제로 아파트 비전’을 발표했다. 해당 아파트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 현장 최초로 제로에너지건축물 5등급 예비인증을 획득한 곳이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경기도민 4명 중 3명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최근 난방비 폭탄 소식에 아파트 주민의 부담이 늘어났을 것이라는 생각에 어깨가 무겁다”며 “신재생에너지로 에너지 비용을 줄이고, AI와 기후테크를 통해 유지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여기에 에너지 수익까지 더하면 명실상부한 관리비 제로를 실현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이어 김 지사는 “정부는 근본적인 대책 없이 에너지 가격 인상으로 수요를 억제할 생각만 하고 고통 받는 국민을 위한 실질적인 민생 대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획기적인 대전환이 필요한 이유”라며 “관리비 제로 아파트는 허황된 꿈이 아니다.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저장하고 순환시키는 새로운 주거 패러다임으로 가야 한다. 관리비 제로 아파트는 모두의 나라, 내 삶의 선진국을 실현하는 아파트”라고 강조했다.
경기도의 계획은 2040년까지 4단계로 구성된다.
먼저 1단계는 ‘공용 전기비용 제로화’다. 2026년까지 신축아파트 18만2천호를 대상으로 아파트 단지 내 태양광 발전을 통해 주차장 조명, 가로등, 엘리베이터, 경비실, 관리사무소 등의 공용 전기를 절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기도는 제로 에너지 아파트 표준모델 개발 협의체 등과 협력해 건물 일체형 태양광, AI 태양광 시스템 등 재생에너지 첨단 기술을 연구개발할 계획이다.
2단계는 ‘총 전기 비용 제로화’다. 2030년을 목표로 신축 아파트 40만4천호의 가정용 전기료까지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고효율 건물 일체형 태양광 및 지능형 태양광 시스템 등을 확대보급해 세대 내 전기까지 태양광 전력으로 충당한다는 구상이다. 또, 경기기후플랫폼을 고도화하면서 RE100 추진 기업과 재생에너지 인증서 거래를 활성화해 해당 수익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3단계로 제안한 ‘에너지비용 제로화’는 2040년까지 신축 아파트 21만7천호를 대상으로 냉난방 비용까지 제로로 만든다는 내용이다. 태양광 뿐만아니라 하수, 폐수, 유출 지하수 등 버려지던 수열 에너지원을 활용하고 AI에너지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재생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4단계 ‘관리비 제로화’를 통해서는 AI 관리 시스템·로봇 등을 아파트 관리에 접목해 청소·수리·경비 등 유지관리 비용을 절감하게 된다.
이밖에도 경기도는 에너지 자립, 돈버는 아파트, AI 첨단기술 도입 등을 추진한다.
특히 경기도는 비전발표와 함께 GH, 한국수자원공사와 하남 교산지구 ‘수열·태양광 활용 에너지비용 제로아파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29년 준공 예정인 하남 교산지구 내 임대주택 604호를 대상으로 국내 최초 ‘수열·태양광 활용 제로아파트’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이는 광역상수원 수열에너지를 활용한 냉·난방으로 에너지비용의 50%를 절감하고, 태양광 발전 시스템으로 에너지비용의 50%를 생산하는 아파트다.
돈버는 아파트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아파트 단지의 태양광 설비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공동주택관리법을 개정하는 등 규제를 개선하고, 태양광 전기를 RE100 기업과 거래할 수 있도록 돕는 ‘경기 RE100 인증서(G-REC)’ 거래 플랫폼도 활용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GH, 한국수자원공사를 비롯해 경기도의회 유영일(국·안양5), 임창휘(민·광주2) 의원, 송두삼 성균관대학교 교수, 이명주 명지대학교 교수, 유기형 건설기술연구원 제로에너지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