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 1명당 환자 25명… 절반은 최저임금도 못받아

 

1987년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서 일 시작

갈수록 역할 확대 불구, 열악한 처우 여전

환자 수 축소·통합병동 등 방안 고려돼야

정책적 토대 마련과 꾸준한 소통 등 주력

이명옥 제18대 경기도간호조무사회 신임 회장. 2025.3.11 /이시은기자see@kyeongin.com
이명옥 제18대 경기도간호조무사회 신임 회장. 2025.3.11 /이시은기자see@kyeongin.com

“간호조무사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개선하는 데 힘쓰겠습니다.”

이명옥 제18대 경기도간호조무사회 신임 회장은 지난 11일 도간호조무사회 사무실에서 이같은 다짐을 밝혔다.

지난 1987년 1월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을 시작한 이 회장은 간호조무사들이 겪는 크고 작은 어려움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다. 이런 이유로 도간호조무사회 회장으로 추진해나갈 사업 구상도 꽤 구체적이다.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일차의료와 지역사회 돌봄 수요가 높아졌습니다. 간호조무사의 역할도 커졌고요. 그런데 처우 개선은 여전히 더디죠.”

이 회장은 대한간호조무사회와 협력해 간호조무사의 처우를 개선할 수 있는 정책적인 토대를 마련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먼저 그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의 간호 인력 배치 기준을 언급했다. 간호간병통합병동에서는 간호조무사 1명이 환자 25명을 돌봐야 한다. 이런 탓에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도내 통합병동 168곳을 보면 대부분 와상 환자가 입원해있어요. 간호조무사 한명당 환자 수 기준이 지나치게 많다는 뜻이죠. 간호조무사 한명당 환자 수를 줄이거나 통합병동 운영 방안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방안까지 고려돼야 합니다.”

이 회장은 간호조무사들 사이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언급된 저임금 이슈도 꺼냈다. 실제로 대한간호조무사협회에서 지난해 2월20일부터 3월4일 진행한 간호조무사 임금 근로조건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간호조무사 10명 중 5명은 최저임금 이하의 월급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은 “다른 보건의료 직군에 비해 급여가 현저히 낮은 편”이라며 “개인사업장에서 일하는 간호조무사에게는 사실상 노동조합도 무용지물이고 야간이나 휴일 수당이 아예 없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간호조무사 업계에 대한 깊은 고민은 이 회장의 선거 공약에도 담겼다. 그는 경기북부 간호조무사 보수교육장을 신설해 가까운 곳에서 보다 수월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3차 종합병원과 달리 일선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는 간호조무사가 정맥주사를 놓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학원 실습만으로는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왔기 때문이다.

“도내 보수교육장은 수원에 딱 한곳 있어요. 북부에서 일하는 간호조무사가 교육을 들으려면 연차내고 서울로 가거나 수원까지 와야하는 것이죠. 의정부에 보수교육장을 마련해 간호조무사가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 합니다.”

이 회장은 경기지역 간호조무사들과 꾸준히 소통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경기북부에서 도간호조무사회 회장이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만큼, 경기 남북부를 아우를 수 있도록 회원들 목소리에 더욱 귀기울이겠다는 것이다.

“도간호조무사회에는 2만7천여명의 회원과 20개 분회가 있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죠. 회원들과 화합할 수 있도록 소규모 모임에 찾아가는 방식으로 꾸준히 소통하겠습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