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방분권 개헌’과 ‘정치개혁’에 대한 소신을 밝힌 정치 대중서를 출간했다. 우리나라 17개 광역지방정부 협의체인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를 이끄는 유 시장이 펴낸 정치 대중서가 ‘정치 혼란기’를 지내고 있는 국민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해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책에는 ‘대한민국 대통합, 찢는 정치꾼, 잇는 유정복’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거친 이야기만 주로 오가는 험한 정치판에서 저자 이미지는 그동안 ‘얌전한 모범생’에 가까웠다. 정치 소비자들이 심심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 이미지다. 이번 책을 통해 ‘노잼’ 이미지를 벗어나 대중에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그의 노력이 엿보인다.
책은 청년들의 주거·출산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천원주택’ ‘아이플러스 1억드림’ 등 그가 지방정부 수장으로서 청년 세대를 위해 펼쳐온 정책이 중요하게 다뤄져 있다.
유 시장은 2022년 7월 민선8기 인천시장 취임 이후 국가 소멸위기에 처한 저출생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인천의 앞글자 i(아이) 그리고 준다는 뜻과 꿈이라는 의미를 포괄하는 ‘드림’을 결합한 정책을 시행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하루 1천원의 파격적 임대료를 제시한 ’천원주택‘(아이플러스 집드림)은 주거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2030 세대와 신혼부부 등으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포퓰리즘’이라고 지적받을 수 있는 정책이지만 저자 설명을 듣고 나면 오해가 풀린다. 유 시장은 “인천형 저출생 정책에 들어가는 예산이 인천시 한해 예산 15조원의 0.5%에 불과한 연간 700억원 정도”라면서 “중요한 것은 정책 의지와 창의적‘일머리’”라고 역설한다.
실제 그가 펼쳐온 유정복표 저출생 정책의 효과가 일부 나타나고 있다. 신혼부부와 예비부부 등 청년층 인구 유입이 꾸준히 늘고 있고, 2024년 인천시 신생아 증가율(11.6%)도 전국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책은 정치개혁에 꼭 필요한 ‘지방분권 개헌’도 중요하게 다룬다. 저자는 특히 ‘국가 대개조’를 위해 낡은 헌법을 버리고 지방분권이라는 시대 정신에 맞는 새 헌법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 시장은 “국민의 60% 이상과 헌정회 전직 국회의장과 총리, 당 대표를 지낸 대부분 원로 정치인이 지금 개헌의 적기라고 말하고 있다. 국회만 결심한다면 한 두 달 이내에도 개헌이 가능하다”면서 “오직 한 명만 개헌을 반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염두에 둔 언급이다.
유 시장은 대한민국이 남북으로만 나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 계층, 세대 간 심각한 갈등으로 분열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런데 정치권은 국민 통합 보다는 오히려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 유 시장은 “정치인에게 도덕성을 겸비한 대통합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호소한다.
유 시장이 성실하게 쌓아온 ‘정치 스펙’ 자세한 이력도 소개된다. 유 시장은 군수·구청장, 3선 국회의원, 행정안전부장관과 농식품부장관, 광역단체장 까지 경험한 ‘정치 모범생’이다.
유 시장은 “정치 역정 30년 동안 인지도를 위해 튀는 정치가 아닌 묵묵히 민생과 정책을 지켜왔다”면서 “초보 운전자나 난폭 운전자가 아닌 무사고 베스트 드라이버를 국민들은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