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 타고 K-푸드 세계적 주목

게를 간장에 달인 후 숙성한 젓갈

조선시대 문헌 ‘규합총서’서도 언급

염도·당도 균형 중요… 주로 꽃게

‘진미식당’·‘서산꽃게’ 대표적 맛집

간장게장 상차림. /조용준 제공
간장게장 상차림. /조용준 제공
조용준 경제학박사·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
조용준 경제학박사·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

한류 열풍 덕에 우리 음식은 ‘K-푸드’라는 이름으로 위상을 뽐내고 있다. 외국인들이 이색 음식이라 여겼던 간장게장도 그 인기가 날로 상승하고 있다.

간장게장은 게를 간장에 달인 후 숙성한 젓갈이다. ‘달인다’라는 표현을 쓴 것은 여러 차례 간장을 끓이고 붓기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담근다’보다는 ‘달인다’가 더 어울린다. 조선시대 여성 생활 백과인 ‘규합총서’에는 ‘게젓 담는 법’이 나온다. ‘장을 부었다가 한 이틀 후 그 장을 쏟아 고쳐 달여 식힌 후 붇고’라고 쓰여 있다. 여기서도 달인다고 표현했다.

간장게장은 염도뿐 아니라 당도 역시 매우 중요하다. 부드러운 짭짜름함과 달짝지근함이 공존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균형을 맞춘 간장을 제대로 달이기는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다른 젓갈과 달리 간장게장은 오래 두고 먹을 수도 없다. 어렵게 만들어서 빨리 먹는 음식이다.

간장게장의 재료로 참게와 돌게도 쓰지만 역시 꽃게가 제격이다. 꽃게는 꽃(花)과 관련이 없다. 이익의 ‘성호사설’에는 꽃게의 어원 설명이 나온다. 등에 곶(串)처럼 생긴 두 개의 뿔이 있어서 곶게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이것이 된소리화하여 꽃게가 되었다.

간장게장은 원래 암게의 등딱지 안에 있는 내장만을 의미한다. 간장이 숙성한 등딱지의 내장은 옅은 단맛, 희미한 짠맛 그리고 혀에 감동을 주는 깊은 맛이 어우러진다. 이 조합이 쌀밥과 어울리면 포만감을 이겨버린다. 그래서 식상한 표현으로 간장게장을 밥도둑이라고 한다. 물론 맛있는 간장게장 집에 한정한 표현이다.

간장게장 맛집을 꼽으라면 서부지방법원 앞의 ‘진미식당’과 마포역의 ‘서산꽃게’가 있다. 진미식당은 매체를 통해 많이 소개되었다. 그래서 시선을 서산꽃게로 돌린다. 이집은 일단 찾기 쉽지 않다. 골목 안에 있는데 길가에 입간판 하나 서 있지 않다. 그리고 방송 출연 거절은 물론이고 유명인의 사인과 사진 등도 걸어놓지 않는다.

정통 간장게장 집들이 그러하듯 예약은 기본이다. 예약 시간에 맞춰 도착하면 상차림이 손님을 맞는다. 감태, 김, 어리굴젓, 계란찜, 김치찌개, 생선구이 등이 상찬(常饌)이다. 모든 반찬이 허투루 먹을 만한 맛은 아니다. 정갈하고 괜찮은 기본상이다. 여기에 간장게장을 더하면 상찬(上饌)이다. 이 집은 밥이 정말 맛있다. 밥도둑을 팔면서 특별히 맛난 밥을 제공한다. 게다가 추가한 공깃밥 요금은 받지 않는다. 큰 매력이다.

하지만 큰 단점도 있다. 서비스가 거의 낙제 수준이다. 손님대접받기를 바란다면 이 집에는 가지 않는 것이 낫다. 한 번은 오후 5시30분에 예약하고 식사를 했는데, 7시에 강제로 나가라고 한 적도 있다. 이 집에서 친절을 기대하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 그래서인지 식사가 끝나갈 즈음에 숭늉을 준다. 후식으로 과일도 내준다.

딸이 초등학교 2학년 때, 이 집에서 게딱지에 밥을 비벼줬다. 한 입 먹고 아빠한테 ‘엄지척’을 보냈다. 그때의 기억과 감동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딸에게 천하일미를 제공한 아빠의 마음이 매우 뿌듯했다. 간장게장은 나의 딸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 소개하고픈 맛있는 우리 음식이다. K-푸드의 이름으로 온 누리에 알릴 만큼 자랑스러운 음식이다. 갑각류 알레르기만 없다면 간장게장은 모든 인류가 즐겨봄 직한 맛이다.

/조용준 경제학박사·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