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 개시 따른 상환 유예 사과

소상공인 결제 대금 빠른 지급 약속

영업상 현금 수익 외 조달 막힌 상황

업계, 최소 1조 자금 수혈 필요 예상

최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으로 임직원 및 협력업체에 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16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앞에 대주주 MBK에 대한 규탄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5.3.16 /연합뉴스
최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으로 임직원 및 협력업체에 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16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앞에 대주주 MBK에 대한 규탄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5.3.16 /연합뉴스

법정관리 절차를 시작한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 사재 출연 의사를 밝힌 가운데, 홈플러스 측이 매입채무 유동화 관련 채권은 회생절차 통해 전액 변제를 목표로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홈플러스는 17일 “회생절차가 개시되면서 매입채무 유동화를 포함한 채권 상환이 일시 유예됨에 따라 정해진 일정에 따라 채권 회수가 이뤄지지 못하게 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 매입채무 유동화와 관련해 증권사가 발행한 유동화증권(ABSTB 포함) 투자자들은 당사에 대한 직접적인 채권자들은 아니지만, 그 변제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은 당사에 있으므로 해당 채권이 전액 변제되는 것을 목표로 증권사들과 함께 회생절차에 따라 최대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는 “이미 회생절차가 시작됐기 때문에 이들 채권을 변제하려면 자금 마련과 채권자 동의, 법원 승인 등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해석된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를 준비하면서도 채권을 발행해 일반 투자자들에게 팔아 손실을 떠넘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권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조사·분석한 결과 지난 3일 기준 홈플러스 기업어음(CP)·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단기사채 등 단기채권 판매 잔액은 5천949억원이다. 이중 개인 투자자에게 팔린 규모는 2천75억원으로 파악됐다.

부실 경영책임을 일부 지기 위해 김 회장이 사재 출연을 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규모는 내놓지 않았고, 홈플러스도 소상공인 등에게 밀린 대금이 얼마인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홈플러스는 김 회장이 출연하는 재원을 홈플러스와 거래하는 소상공인을 위한 결제 대금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로 2조원대 금융채무가 동결됐으나 영업을 통한 현금수익 외 자금조달이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려면 최소 1조원이 넘는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는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는 영세업자 채권 지급은 물론 소상공인에 대한 대금 지급도 조기에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나아가 대기업 협력사 채권도 분할 상환 일정에 따라 최대한 빨리 변제 완료함으로써 협력사, 입점 점주분들의 불안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게 하겠다”고 전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