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11일 경기지역화폐 수원페이 사용처인 수원시내 한 입시전문학원. 2025.3.11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사진은 11일 경기지역화폐 수원페이 사용처인 수원시내 한 입시전문학원. 2025.3.11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경기도내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화폐의 인센티브율을 높이거나 캐시백을 지급했다. 소비가 커지는 명절 연휴에 자금을 풀어 지역경제의 선순환을 노렸다. 화성시는 인센티브 10%에 20%의 캐시백 제공을 더해 무려 30%의 혜택을 줬고 수원시와 광명시는 20%의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파주시 등은 인센티브율을 유지하는 대신 충전한도를 일시 상향하는 방법으로 혜택을 높였다.

이에 준비했던 예산은 바로 소진됐다. 광명시는 2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수원시의 경우 반나절 만에 준비했던 예산을 모두 썼다. 과연 이 기간 소비는 늘었을까. 아쉽게도 결론은 ‘아니다’에 가깝다. 수원시는 20%의 인센티브 지급을 위해 1월 한 달간 150억원을 투입, 약 900억원의 지역화폐가 충전됐지만 설 연휴 시민들이 쓴 금액은 5.4%에 불과한 48억9천600여만원에 그쳤다. 전월 사용된 5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른 지자체들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세금으로 인센티브를 얹어준 지역화폐중 상당한 금액이 소상공인 및 골목상권 등 지역 경제활성 분야보다는 학원비로 흘러간 것도 문제다. 지난해 학원비로 결제된 경기지역화폐는 무려 1조376억원으로, 2022년 9천244억원보다 1천132억원 늘었다. 전체 지역화폐 결제액의 26.73%로 1위인 일반음식점(28.64%)을 바짝 뒤쫓고 있다. 용인·화성 등 신도시가 있는 지자체는 이미 앞질렀을 것으로 분석된다. 심지어 14k·18k 귀금속을 다루는 주얼리숍에도 상당히 유입된 정황이 보인다.

당장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빈틈’이 이 같은 ‘괴리’를 만든다는 얘기가 크다. 일단 받고 보자는 식이다. 이로인해 도둑질도 해본 사람이 잘 한다고 인센티브를 적극 활용하는 층도 점점 한정되는 분위기다. 모바일앱 등 신청 방식의 첨단화도 이를 부추긴다. 스마트폰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는 고령층은 지류형 판매처인 은행 앞에서 대기해 받고 있다. 지역화폐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오픈런’하는 이들이 대부분 어르신이라는 아이러니한 실정이다.

지역화폐 인센티브는 세금으로 마련된다. 공정하고 공평하게 나눠지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장치가 필요하다. 인센티브나 캐시백 등의 혜택을 업종별로 차등하는 방식이나 인센티브보다는 사용한 후 혜택을 제공하는 캐시백을 강화하는 방법 등이 거론된다. 사용처의 확대는 매번 나오는 말이다.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