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공보의 전역 앞둬 대책 시급
의정 갈등 장기화로 충원 ‘불투명’
용인·가평·연천 의료서비스 차질

의정갈등 장기화로 인한 의료공백 파장이 경기도 내 일선 지자체 보건소로 번질 위기다.
특히 민간 의료시설이 없거나 원거리에 위치해 보건지소 등에 의료서비스를 의존하고 있는 상당수 비도심·도농복합지역의 경우 다음달 일반(의학) 공중보건의가 전역을 앞두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공보의 신규 배치 및 복무 만료 시기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부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매년 4월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18일 용인시 관내 3개 보건소 중 도농복합지역인 처인구보건소 산하에는 6개 보건지소가 운영 중이지만 공보의는 2명뿐이다. 1명은 원삼·백암보건지소를 순회 진료하고 1명은 이동·양지보건지소에서 번갈아 근무하는 고육책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오는 4월이면 이들의 복무기간이 끝나 처방전과 주사 등 기초적인 의료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하다. 처인구보건소 산하 아곡·원암·가창 등 7개 보건진료소도 현행법상 공보의 배치가 안돼 간호사가 1명씩 배치돼 당뇨, 고혈압, 감기 등 극히 제한적인 원내 처방만 하고 있다.
가평과 연천, 양평 등 도내 도농복합지역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가평군은 보건소 포함 5개 보건지소의 공보의 희망 정원은 6명이지만 현재 4명이 배치돼 있고 다음달에 이 중 3명이 복무 만료되며, 양평군 관내 내과 공보의는 총 6명으로 내달 모두 전역한다.
연천군은 보건지소 7개소 중 5개소(군남·청산·백학·왕산·신서)만 운영하고 있고, 7개 보건진료소는 간호인력이 대체하고 있다. 현 공보의 11명 중 6명이 오는 4월 전역 예정이다.
여주시도 마찬가지다. 보건소·보건지소에 배치된 공보의는 5명으로 이 중 3명이 내달 복무 만료된다. 여기에 보건소장 채용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 보건소장이 상반기 정년이어서 지난 1·2월 두차례 후임자 모집에 나섰지만 지원자가 없었다.
김포시는 현재 7명의 공보의 중 5명이 오는 4월 전역한다. 농촌지역인 월곶·대곶·하성보건지소의 경우 일반 의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으로 충원이 되지 않으면 의료공백은 불가피하다. 특히 월곶보건지소는 주변에 일반 의원급 자체가 없어 타지역으로 원정 의료를 가야해 주민 의료서비스 제공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이들 지자체는 도를 통해 보건복지부에 공보의 확충 및 추가충원 등을 요청할 방침이지만 의정 갈등 장기화로 인한 공보의 인력 감소로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용인 처인구보건소 관계자는 “공보의 추가 배치가 늦어져 한방의로 대체된다고 하더라도 주사나 약 처방이 시급한 노인 환자의 경우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보건소마다 관리 의사가 1명씩 배치돼 있어 파견 근무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용인/김성규기자 seong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