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강화군 더리미 포구 부잔교 일대에 각종 초목류와 생활 쓰레기가 뒤엉켜 있다. /경인일보DB
인천시 강화군 더리미 포구 부잔교 일대에 각종 초목류와 생활 쓰레기가 뒤엉켜 있다. /경인일보DB

한강 하류에서 관측한 쓰레기양이 임진강 하류보다 무려 50배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와 함께 쓰레기가 먼바다로 빠져나가지 않고 하구 내에 장기간 머물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머무는 시간이 길수록 수중 생태계와 어민들의 조업 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실시한 ‘한강하구 쓰레기 이동예측 모델링 연구용역’에서 드러난 문제들이다. 이는 인천만의 일이 아니다. 쓰레기 유입 차단은 물론 통합 관리방안이 시급하다.

연구를 수행한 인하대 산학협력단은 우선 6개 지점을 선정했다. 한강 하류구역은 행주대교, 임진강 하류구역은 비룡대교, 염하수로(김포시~강화도) 구간은 더리미포구, 석모수로(강화도~석모도)는 외포항과 후포항, 교동수로(강화도~교동도) 구역은 남산포구에서 관측했다. 연구단이 육안 관측한 표층 쓰레기는 행주대교가 1천902만2천개로, 비룡대교 37만9천개의 무려 50배에 달한다. 표층 쓰레기는 비닐 포장재가 71%, 종류를 알 수 없는 플라스틱 물질 13%, 낚시도구·담배꽁초 등 플라스틱 5% 등이었다.

연구단은 24차례에 걸쳐 GPS 부이를 투하해 실시간으로 부이 위치를 확인했다. 그 결과 한강에서 유입된 쓰레기가 외해로 빠져나가는 비율보다 한강하구에 집적되거나 머무는 기간이 2~3개월 지속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강화도와 김포 사이 염하수로 구간으로 부이가 집중적으로 이동했다. 고정밀 해양관측장비 ‘멀티빔’을 이용해 침적 쓰레기도 조사했다. 단위 면적당 수중 쓰레기를 파악해 수로 전체의 연간 유입량을 환산해보니, 한 곳에서 연간 3억개, 200t의 쓰레기가 유입되는 것으로 예측됐다. 그물을 이용한 어리미포구와 후포항지점 조사결과, 수중에도 쓰레기가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었다.

한강하구는 표층뿐 아니라 물속과 바닥 모두 오염이 심각한 상태다.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인천시는 한강하구의 통합관리 필요성을 오래전부터 제기해왔다. 시가 지난 2020년 ‘한강하구 생태·환경통합관리협의회’를 발족한 이유다. 올해는 ‘환경기초조사’와 ‘쓰레기 이동예측 모델링 연구용역’을 함께 추진한다. 결과를 토대로 환경부와 경기도·서울시 등에 수질개선사업을 제안할 계획이다. 한강하구의 생태환경 보전은 한강유역의 시·도와 정부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국가적 과제다. 재앙의 종착지는 결국 국민의 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