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책임지지 않게 돼” 항의

“1천명 삶 위협, 고용불안” 주장

사측 “준비 단계, 정해진 것 없어”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가 19일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 아지트 앞에서 콘텐츠 CIC의 분사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3.1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가 19일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 아지트 앞에서 콘텐츠 CIC의 분사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3.1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카카오가 포털 다음의 ‘분사’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노조가 노동자 1천명을 고용불안에 빠뜨릴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한 후 11년만에 추진되는 법인 분사에 대해 ‘사실상 매각 선언’이라는 노동자들과 ‘매각은 정해진 게 없다’는 사측의 입장이 갈리고 있어 갈등의 골이 깊어질 전망이다.

카카오 노조인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는 19일 성남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콘텐츠 사내독립기업(CIC)인 다음의 분사를 반대하는 내용의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카카오 경영진은 지난 13일 분사를 발표했고, 분사 이후 지분매각도 감안하고 있다고 밝혔기에 이번 결정은 사실상 매각과 다를 바 없다”며 “분사 후 폐업하거나 지분이 매각돼 사업을 축소하면 문제는 더 커지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이 될 것이다. 관련 노동자들의 삶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분사와 관련해 영향 받는 노동자를 총 1천명으로 추산했다. 분사 대상인 다음의 인력 300명과 검색 CIC 120명 등 직접 계열사의 업무 관계자가 800명이 있고, 고객센터 인력 등 간접 업무 관련 담당자까지 포함하면 1천명에 육박한다는 설명이다.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가 19일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 아지트 앞에서 콘텐츠 CIC의 분사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3.1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가 19일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 아지트 앞에서 콘텐츠 CIC의 분사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3.1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 2014년 10월 ‘다음카카오’라는 새로운 법인으로 합병 사실을 알렸다. 이후 카카오는 ‘사업 경쟁력’을 앞세우며 2023년 5월 다음을 기업 내에서 독립적인 경영권을 갖고 운영되는 방식인 CIC로 전환했다.

다음이 CIC로 전환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카카오는 지난 13일 분사 계획을 발표했다. 포털·검색·콘텐츠 분야의 심화된 경쟁력에 대응하기 위해 독자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기 위함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기업 분사는 본사 의사결정의 영향을 줄이고 외부 투자와 자체적인 성장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본사의 투자나 지원이 줄고 자체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번 분사 계획이 사업 축소와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노조 측의 우려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이제 막 분사를 준비하는 단계라 매각은 전혀 정해진 게 없다”며 “노조 측에서 언급한 다음 관련 조직인원 300명은 맞지만, 유관 업무 담당자들까지 모두 분사 대상은 아니다. 다음 조직 인원들에 대한 사안도 아직 결정된 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