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 분당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된 피의자가 자살시도한 사건이 벌어진 지 열흘 만에 이번에는 이 유치장에서 다른 피의자가 자해를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분당서 관내에서 최근 경찰 비위 의혹과 의무 위반 사안이 잇따르자 분당서장 주재로 전 직원 상대 예방교육이 예고된 상황에서도 이 같은 일을 막지 못했다. 심지어 경기남부경찰청이 열흘 전 사건 이후 관내 유치장 전체에 대한 근무체계 점검에 나섰지만 유사사건이 발생, 경찰 조치가 ‘맹탕’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0일 분당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께 사기 혐의로 입건된 60대 남성 A씨가 유치장 내 화장실에서 쓰러졌다. 경찰 확인 결과, A씨는 화장실 세면대에 올라간 뒤 머리를 바닥 쪽 방향으로 던지는 방식으로 자해했다. A씨는 유치장 문 앞에 대기 중이던 관리관에 의해 병원에 옮겨졌으며, 크게 다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같은 날 오전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A씨는 송치 전 “용변이 급하다”며 화장실에 들어갔고, 관리관이 일대일로 감시 중인 상황에서 이런 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은 분당서장이 이날 전 직원 상대로 의무위반 예방교육을 예고한 상황에서 발생했다. 분당서는 관내 한 파출소 팀장급 직원의 근무 중 음주 의혹, 열흘 전 유치장 자살시도 사건 등 의무 위반 관련 사안이 잇따르자 이 같은 교육을 긴급히 마련했다. 이날 오전 열린 교육에선 기능별 기본 근무 철저 지시 등 전파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남부청은 지난 10일 분당서 유치장에서 절도 혐의 피의자가 자살 시도한 사건의 재발을 막고자 관내 12개 유치장 전체에 대한 근무체계와 CCTV 시설, 위험물 관리 실태 등을 점검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유사 사건이 발생하면서 경기남부청의 대대적 점검과 분당서 차원의 예방 노력이 무색해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유사 사고가 있었기 때문에 규정에 어긋남이 없도록 유치인 관리를 하고 있었던 상황”이라며 “당시 화장실 문 앞에서 직원이 대기 중이었으나, 독립공간인 화장실 안에서 손 쓸 틈도 없이 A씨가 자해해 막을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