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각·각하시 불복 빌드업 차원”
국힘 ‘민주 천막당사 운영’ 비판
민주 “광장서 국민과 함께 투쟁”
尹, SNS에 산불 이재민 위로글

주말 경남 산청 등 전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강풍으로 진화 작업이 지연되며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여야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재판을 둘러싼 격한 논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격앙된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국가비상사태 수습을 위한 초당적 협력과 정쟁 중단을 촉구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산불 피해 복구 지원에 집중하겠다면서도 광화문에 천막 당사를 설치하기로 하는 등 거리 투쟁에 강도를 높였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을 의식해 “(민주당은) 망국적인 경제부총리 탄핵을 포기하고 국가비상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초당적 협력에 나서라”며 “정당 차원의 장외집회와 정략적 정치행위를 일절 중단하고, 국가적 재난 극복에 집중하자”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정부, 지방자치단체와 긴밀히 협력해 피해 복구와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헌법재판소를 향해 25일까지 파면 선고 결정을 요구하고, 선고될 때까지 천막 당사를 운영하기로 한 것에 대해선 사법부 겁박이라며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기각이나 각하할 경우 불복하려는 빌드업 차원에서 천막 당사를 설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선고가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당 지도부는 헌재를 압박하며 광화문에 천막 당사를 설치하기로 결정하는 등 거리 투쟁 수위를 끌어올렸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내일부터 광화문에 천막 당사를 설치·운영하며 헌재가 윤석열 파면을 선고할 때까지 광장에서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며 “광화문 천막 당사가 각종 의사결정 등 행동 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야당들도 장외투쟁에 힘을 모으고 있다.
다만, 민주당도 전국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도 산불 진압과 피해 복구를 위한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런 가운데 탄핵심판을 앞두고 관저에서 머물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은 산불 진화 과정에서 발행한 희생자와 이재민 피해자들에게 위로의 글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올렸다. 윤 대통령은 먼저 진화 과정에서 생명을 잃은 대원과 공무원 네 명의 명복을 빌고, “대피소에서 밤을 지새우는 이재민들과 모든 피해자분께 진심으로 위로를 드리며, 진화대원과 공무원 여러분의 안전을 기도한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가용한 자산을 총동원해서 산불을 빨리 진화하고 이재민들을 잘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의종·하지은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