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기각 5·인용 1·각하 2

 

‘비상계엄 공모’ 파면 사유 안돼

韓, 산불 대응상황 점검 첫 행보

“안정적 국정 운영 전력 다할 것”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2025.3.24 /연합뉴스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2025.3.24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한총리는 87일만에 직무에 복귀해 대통령권한대행직 수행에 들어갔다.

헌재는 24일 오전 한 총리 탄핵심판의 선고기일을 열고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재판관 8명 중 5인이 기각 의견을, 1인이 인용 의견을, 2인이 각하 의견을 냈다.

기각 의견을 낸 5명 중 4명(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 재판관)은 한 총리가 국회에서 선출된 조한창·정계선·마은혁 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을 보류한 것이 헌법과 법률 위반에는 해당한다면서도 파면을 정당화하는 사유로는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재판권 6명은 한 총리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공모하거나 묵인·방조했다는 국회의 탄핵소추 사유를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비상계엄의 ‘적법성’을 정면으로 판단하지는 않았다.

헌재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적법했는지, 선포 전 국무회의가 실체를 갖춘 적법한 회의였는지에 관해 결론 내리지 않았고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둘러싼 사실관계도 대부분 확정하지 않았다.

한편 한 총리는 이날 헌재의 기각 판결 후 삼청동 총리 공관에 대기하고 있다 곧바로 정부 서울 청사로 복귀했다.

출근 후 가장 먼저 정부서울청사 1층에 위치한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을 방문해,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산불 대응상황을 점검했다.

또 국방부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에 안보·치안 유지 및 재난관리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긴급지시 했다.

이어 대국민 담화를 통해 갈라진 진영을 의식, “제가 50년 가까이 모신 우리 국민 대다수는 나라가 왼쪽으로 치우는 것도, 오른쪽으로 치우는 것도 원치 않았다”며 “다만 위로, 앞으로 올라가고 나아가기를 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몇 년 우리가 명백히 목격하고 배운 것이 있다면 극단으로 갈라진 사회는 불행으로 치달을 뿐 누구의 꿈도 이루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여야와 정부가 정말 달라져야 한다. 저부터 그렇게 하겠다”고 역설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한 권한대행은 재난·외교·안보·통상에 중점을 두고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건·정의종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