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숨을 쉬지 않아요. 도와주세요!”

지난 1월 5일 오후 9시45분께 한 남성이 성남위례파출소 현관문을 열어젖힌 뒤 다급히 외쳤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함께 일하는 20대 딸 A씨가 어지럼증을 호소하자 차에 태워 집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급기야 딸이 차 안에서 의식마저 잃자 파출소를 찾아 도움을 청한 것이다.

당시 파출소 내에서 근무 중이던 성남수정경찰서 배연운 경장은 위험 상황을 직감하고 동료들과 파출소 밖에 주차돼 있던 차량으로 달려갔다. 경찰관들은 차량 보조석에서 호흡과 의식이 없던 A씨를 발견하고 그를 곧장 파출소 안으로 옮겼다.

지난 1월 5일 성남위례파출소에서 배연운 경장과 동료들이 의식과 호흡이 없던 20대 여성을 상대로 CPR(심폐소생술)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지난 1월 5일 성남위례파출소에서 배연운 경장과 동료들이 의식과 호흡이 없던 20대 여성을 상대로 CPR(심폐소생술)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배 경장은 지체 없이 A씨에 대해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고, 다른 경찰관은 119구급대에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1분여 CPR을 이어간 끝에 “헉”하는 소리와 함께 A씨는 호흡을 되찾기 시작했다. 다만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배 경장과 동료들은 A씨의 팔·다리를 주무르며 말을 걸었다. 이어 10분 정도 지나자 A씨는 호흡과 함께 의식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A씨는 평소 자율신경계 질환인 ‘기립성 빈맥 증후군’(혈액이 심장으로 충분히 돌지 않아 어지럼증과 실신을 유발하는 증상)을 앓았다고 한다. 당일에도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 위험천만한 상황까지 이른 것이다.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가 증상을 확인한 바 A씨에게 특별한 이상 징후는 없었으며 그는 병원으로 옮겨진 뒤 안정을 되찾고 귀가했다고 한다.

A씨 가족 측은 “1분1초가 생사를 가르는 긴박한 상황에서 CPR이 지체 없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살릴 수 없었을 것”이라며 경찰관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배연운 경장
배연운 경장

배 경장은 “위급상황인 것을 인지하고 바로 응급처치를 해야겠다고만 생각했다”면서 “평소 직무교육을 통해 CPR을 숙지하고 있어 몸이 먼저 반응했는데, 경찰관으로서 당연한 해야 할 일을 했다”고 말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