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빌라 등 非아파트 중심
월세 비중 절반 넘고 가격 올라

경기도 비(非)아파트 임대차 계약에서 월세 비중이 절반을 넘기고 있다. 화성 동탄, 수원 등 경기도내 곳곳에서 비아파트 중심으로 전세사기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전세기피 현상이 굳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1월부터 전날까지 경기도 빌라(연립·다세대) 임대차거래는 1만1천51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건수(1만7천875건)보다 6천360건(35.6%) 줄어든 수치다. 아직 3월 신고기한이 남았지만, 비아파트 기피 현상 속 지난해 거래량을 뛰어넘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빌라 임대차거래에서 월세 비중은 커졌다. 올해 임대차거래 중 월세는 6천623건으로 57.5%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간 월세 거래는 9천560건으로 전체 임대차 거래의 53.5% 수준이었다. 1년 만에 월세 비중이 4.0%p 확대됐다. 전세사기 사태가 수면 위로 올라오기 전인 2020년 빌라 임대차거래의 월세 비중이 30.6%였던 점을 고려하면 2배 가까이 늘었다.
다른 비주택 임대차거래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들어 현재까지 경기도 단독·다가구 주택 임대차거래는 2만2천67건이고 이중 월세는 1만6천14건(72.6%)으로 나타났다. 오피스텔은 1만6천177건 중 월세거래가 1만722건(66.3%)을 차지했다. 비주택 모두 임대차계약에서 월세 비중이 과반을 훌쩍 넘긴 셈이다.
임대차 시장 월세 비중 증가는 깡통전세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2월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해 발생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은 2천9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천416억원) 대비 68.34% 감소한 것으로, 전세의 월세화가 수치 감소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전세사기 피해는 ‘현재진행형’이다. 집값과 전셋값이 고점이던 2022년 이후로 체결된 전세계약 만기가 도래한 시점에 부동산 침체와 비아파트 기피가 맞물리며 전셋값이 하락한 여파다. 소자본 갭투자로 비아파트를 소유한 임대인들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례는 도내에서 지속적으로 발생 중이다. 실제 올2월 기준 국토교통부가 인정한 경기도 전세사기 피해자는 5천902명으로 지난해 10월 대비 991명 증가했다.
이에 따라 최우선변제금 이하로 보증금을 낮추고 나머지를 월세로 돌리는 경우가 많아지는 양상이다.
월세 선호 현상에 경기도 비아파트 월세 가격은 상승세다. 일례로 지난해 200만원 이상 빌라 월세 계약은 168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 39건 대비 331% 늘어난 수치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