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터 행진’ 전농, 남태령에서 경찰 대치
尹 지지자들도 몰려와 곳곳 극심한 혼잡·충돌
경기-서울 경계 지점 막히자 퇴근길 대혼란
아침 출근길도 정체 심할지 도민들 걱정

서울 남태령고개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 경찰의 대치가 10시간 가까이 이어지면서, 25일 서울을 오가는 경기도민들의 퇴근길이 극심한 혼란을 빚었다.
전농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며 트랙터 행진을 시도했는데, 경찰이 이를 저지하면서 이날 오후 11시 현재까지 대치가 지속되고 있다. 전농이 조직한 ‘전봉준 투쟁단’은 당초 트랙터 20대와 1t 트럭 50대를 동원해, 남태령에서 광화문 방면으로 행진 시위를 벌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법원이 트랙터의 서울 진입은 불허하고 1t 트럭 20대 진입만 허용해, 전농은 트럭에 트랙터를 싣는 방식으로 바꿨다. 경찰은 1t 초과 대형 트럭에 트랙터를 싣는 방식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항의하는 전농 회원들과 경찰 간 대치가 길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도 몰려들면서 더 혼란해졌다. 경찰이 전농과 대통령 지지자 측을 버스 차벽을 세워 분리했지만, 서로를 향한 욕설 등이 이어졌다.
상황이 이렇자 서울경찰청은 물론, 경기남부경찰청도 경력을 투입해 일대 경비와 교통 관리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 과천 남태령지하차도에 임시 검문소를 설치해 트랙터를 실은 트럭 등을 계도하기도 했다.

경기도 과천시와 서울시 간 주요 경계 지점인 남태령에서 혼잡이 빚어지며, 이곳을 통해 서울을 오가는 경기도민들의 불편도 컸다. 남태령 일대를 거쳐 사당역 방면으로 향하는 경기도 주요 버스와 차량들이 가다서다를 반복했고, 일부 차량들이 서초 방면으로 우회하면서 강남·양재역 방면 도로 등도 혼잡이 극심했다. 남태령 일대 도로에서 버스와 차량들은 뒤엉킨 채 수십분간 멈춰서 있었다. 각 지역 커뮤니티에서도 “역대급이다” “꼭 지하철 타라”라며 상황을 공유했다. 한 경기도민은 “거의 1시간 가까이를 버스에서 기다려야 했다”고 토로했다.
대치가 장기화돼 26일까지 이어지면 경기도민들의 서울 출근길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난해 12월에도 전농 회원들은 남태령 일대에서 경찰과 28시간 이상 대치한 바 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