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남태령고개에서 전날부터 26일 아침까지 이어진 농민과 경찰 대치의 여파로 서울로 향하는 예약버스가 일부 운행을 멈춰 출근하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수원시 등에 따르면 전날 서울 남태령고개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의 ‘트랙터 상경 시위’가 이날 아침까지 이어지면서 출근시간 MiRi(미리)앱을 통한 사전 예약 서비스로 운행되는 전세버스가 일부 운행을 멈췄다. 구체적으로 7770번 노선의 오전 7시38분과 8시 버스, 3000번 노선의 오전 7시30분 버스, 7790번 노선의 8시10분 버스 등 총 3개 노선의 4대가 운행하지 않았다.
이에 아침 시간 바쁜 출근길에 놓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평소 수원 북수원IC 인근 정류장에서 7시30분에 3000번 버스를 타고 서울로 출근하는 A씨는 버스 탑승 20여분 전에야 ‘교통통제로 노선의 운행이 불가하다’는 안내 문자를 받았다. 뒤늦게 광역버스라도 타기 위해 기다렸지만, A씨처럼 예고 없이 예약이 취소된 사람들의 대기줄이 이미 길게 이어진 뒤였다.
A씨는 “집 앞 정류장이 나들목 직전에 있어 평소에도 예약버스가 아니면 광역버스 탑승 자체가 힘들다”며 “안내 시간만 일렀어도 대체편을 구했을 텐데 직전에야 통보해 몇 대를 그냥 보내야 했다”고 토로했다.
통상적으로 광화문 등 서울에서 집회가 예고돼 교통혼잡이 예상되는 경우, 관할 경찰서에서 도내 관련 지자체에 소식을 알려온다. 지자체와 버스 운수사는 이를 토대로 우회 계획이나 무정차 통과 등 대책을 수립한다. 이번 남태령 시위도 일부 버스 노선은 차고지를 변경하거나 우회 운행 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운수사가 개별적으로 대책을 마련하다 보니 집회 상황이 실시간으로 변하는 경우 버스마다 운행에 차이가 생기기도 한다. 이날 역시 예약버스는 미운행했지만 동일한 노선의 광역버스는 그대로 운행을 하기도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남태령 시위는 다른 시위들과 비교해도 실시간으로 교통 통제 상황이 바뀌어 예측과 대응이 어려웠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전세버스를 운영하는 운수사 관계자는 “사전예약제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시간에 맞춰 목적지에 도착하는 게 중요해 미운행을 결정하고 대체편을 이용하라고 사전에 안내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다”며 “오늘 아침까지도 집회 상황이 변동돼 안내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