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학교들, 참여업체 모집 분주
고용한파에 ‘뽑을 계획 없다’ 늘어
예산까지 받아 열지만 ‘매칭’ 저조
“눈 낮춰봐도 최소조건도 못 맞춰”

고용 한파 속에 매년 취업박람회를 진행하는 경기도 대학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기업들의 참여도는 변함이 없지만,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제공되지 않아 취업 매칭률이 떨어지는 등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경기도 내 대학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취업 박람회를 앞두고 대학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지난달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61.1%가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거나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채용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은 작년 상반기(17.1%)보다 2.7% 상승한 19.8%로 나타났다. 취업 계획이 있더라도 갓 졸업한 대학생보다 경력직, 중고신입을 선호하는 비율도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늘었다. 응답 기업들의 작년 대졸 신규 입사자 28.9%는 동종 업계 경력이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올해 신규채용 계획 인원 중 경력직 비율도 작년 동기 대비 3.1% 오른 평균 31.2%로 조사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재학·졸업생들의 취업률에 신경 써야 하는 도내 대학들은 취업박람회 참여 기업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취업박람회를 계획하고 있는 가천대학교는 기업은행과 연계해 첨단 산업분야 기업 27개를 섭외했고, 현직에 종사하는 졸업생을 대상으로 멘토링도 계획 중이다.
아주대학교 역시 9월 채용박람회 개최를 목표로 지역 내 강소기업들을 섭외 중이다. 지난 2023년 37개사에서 지난해 43개사로 참여 기업 수는 늘었지만, 예년과 다른 분위기 속에 올해 참여 기업 목표 수는 불투명하다.
섭외 기업 수가 많더라도 학생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제공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경기대학교는 매해 기업에서 추천 채용 건수가 들어오지만 매칭까지 가는 비율은 15% 남짓이다. 지난 2023년 364명의 학생들이 선발됐지만 실제 입사는 59명으로 집계됐고, 지난해엔 358명이 선발됐지만 실제 입사는 56명에 그쳤다.
도비 지원을 받아 채용 박람회를 열고 있는 성결대·안양대·한세대 등 도내 7개 대학도 평균 20여개의 기업들이 참여하지만, 최종 입사 비율은 기대에 못미치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 관계자는 “단순 박람회 예산 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년부터는 취업률 지표 등을 평가해 개선점을 찾는 역할도 수행하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도내 한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25)씨는 “이공계열 취업이 쉽다는 이야기도 옛말”이라며 “눈을 낮춰 일자리를 찾아보려 해도 최소한의 조건도 갖추지 못한 회사가 태반이라 차라리 학교에서 추천하는 회사면 검증은 되지 않았겠냐”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