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산 감시원들, 순찰횟수 2배로

“꽁초 꾸준히 발견, 마음 못 놓아”

작년 발생 산불, 절반이 사람 실수

산불 감시 차량이 수원 장안구 광교산 일대를 순찰하고 있다. 2025.3.26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산불 감시 차량이 수원 장안구 광교산 일대를 순찰하고 있다. 2025.3.26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27일 오전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 초입에 있는 산불감시초소. 순찰을 마치고 돌아온 산불감시원(이하 감시원)들은 숨을 돌리는 것도 잠시 다시 트럭에 올라탔다. 영남지방에 역대급 규모의 산불이 발생하면서 감시원들도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퇴근 시간을 늦춰가며 순찰을 하고 있다.

물탱크와 진화 장비를 실은 트럭이 동네를 순찰하자 지난해 추수를 마치고 텃밭에 남겨진 마른 볏짚과 콩대가 눈에 들어왔다. 일대를 관리하는 감시원들이 가장 경계하는 영농부산물이다. 감시원 김모(68)씨는 “농사짓는 어르신들이 보는 눈이 없다 싶으면 밤낮 가리지 않고 영농부산물을 태운다”며 “며칠 전에도 부산물 소각 현장을 발견해 곧장 호스로 불을 끄고 구청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대형 산불이 이어지면서 경기지역에서도 산불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안전불감증이 여전한 탓에 도내 산림 곳곳이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다.

영남권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내 산림지역 인근에서 흡연과 쓰레기 소각 등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27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 입구에서 관계자들이 산불진화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2025.3.27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영남권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내 산림지역 인근에서 흡연과 쓰레기 소각 등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27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 입구에서 관계자들이 산불진화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2025.3.27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인근 등산로에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이날 광교산은 봄철을 맞아 산을 찾은 등산객으로 북적였다. 이에 감시원들은 순찰 횟수를 평소보다 두 배로 늘렸다. 등산로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 감시원은 “영남지역이 산불로 난리가 났다는 뉴스가 나오는데도 등산로에서 여전히 흡연을 한다”며 “샅샅이 단속해도 담배꽁초가 꾸준히 발견되니까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산불 발생 건수는 총 279건으로, 이 중 입산자 실화, 논·밭두렁 및 쓰레기소각 등 사람이 실수로 낸 불이 절반(144건)이 넘었다. 영남 지역 대형 산불의 시작점인 의성 산불 역시 성묘객의 실수로 불이 난 것으로 산림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영남권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내 산림지역 인근에서 흡연과 쓰레기 소각 등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27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 초입에 산림 내 흡연 및 취사 금지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2025.3.27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영남권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내 산림지역 인근에서 흡연과 쓰레기 소각 등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27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 초입에 산림 내 흡연 및 취사 금지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2025.3.27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산림으로부터 100m 이내 소각 행위는 과태료 30만원이 부과되며, 과실로 불이 번지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등의 처벌을 받는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강한 바람과 건조한 대기가 겹치면서 화재 및 안전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면서 “특히 부주의한 영농부산물 소각은 막대한 피해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도는 오는 29일부터 5월 15일까지 기동단속반을 긴급 편성해 산림 인접지 불법 소각 행위 등을 단속한다.

/마주영·김태강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