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원내대표 “중대결심” 압박

韓 대행·부총리·국무위원 탄핵 거론

권성동 “행정부 협박 내란음모죄…

이재명·김어준 ‘더민초’ 배후 지목”

국민의힘 최보윤 의원 등 초선 의원들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줄탄핵’ 언급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2025.3.30 /연합뉴스
국민의힘 최보윤 의원 등 초선 의원들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줄탄핵’ 언급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2025.3.30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재탄핵은 물론, 후임 국무위원에 대한 연쇄 탄핵 가능성까지 시사하자, 국민의힘은 이를 국가전복 시도로 규정하며 모든 조치를 동원해 막아내겠다고 일전을 예고해 정국은 더욱 극한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민주당의 강공 모드가 이재명 대표의 무죄 선고를 기세로 윤 대통령 탄핵까지 쐐기를 박으려는 승부수 전략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까지 파면된다면 이 대표의 대권 가도에 모든 장애물이 걷히기 때문에 ‘마은혁 카드’를 쥐기 위해 총공세를 가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그보다 깊은 속내에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결과를 낙관할 수 없다는 불안감도 작용한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추측으로 떠돌던 재판관 성향이 최근 한 권한대행 선고에서 어느 정도 드러났고, 1심을 완전히 뒤집은 이 대표의 무죄 선고에 따라 헌법재판소가 정치적 균형에 대한 고민에 빠지면서 선고가 더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면서다.

따라서 민주당은 퇴로 없는 직진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당 일각에선 이제 이판사판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 운영위원들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줄탄핵’ 언급에 대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의 ‘고발 예고’ 발언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3.30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 운영위원들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줄탄핵’ 언급에 대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의 ‘고발 예고’ 발언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3.30 /연합뉴스

지난 28일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는 마 후보자를 30일까지 임명하지 않으면 한 권한대행 재탄핵과 함께 승계하는 국무위원까지 탄핵할 것이라고 경고한데 이어, 박찬대 원내대표는 4월1일까지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중대 결심’을 예고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박 원내대표가 언급한 ‘중대 결심’은 한 대행과 최 부총리 동시 탄핵과 국무위원들 연쇄 탄핵 방안 등이 거론된다.

더민초 소속 노종면(인천 부평갑) 의원은 “당내에 한 대행과 최 부총리 동시 탄핵에 대한 강력한 요구가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야당의 공세에 여권은 당지도부는 물론 의원 개인별 대야 메시지를 내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지난 주말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잇따라 열어 이재명 대표와 방송인 김어준씨를 배후로 지목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긴급 기자 간담회를 통해 “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탄핵 예고 뒤에는 이 대표와 김 씨가 있다”며, “김 씨의 지시를 받고 이 대표의 승인 아래 발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민초 의원 70명과 이 대표, 김 씨를 내란선동 혐의로 고발할 방침을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으로 전복 또는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건 국헌 문란”이라며 “이런 음모를 꾸며 행정부를 협박하는 것 자체가 내란음모죄이자 내란선동죄”라고 강조했다.

윤상현(인천 남동을) 의원은 “‘김어준표 입법독재’ 시나리오가 민주당 초선의원들을 매개체로 진행되고 있다”며 “요구를 거절하면 무조건 탄핵시키겠다는 협박은 이슬람 무장단체가 포로를 납치하고 차례로 참수하는 공포스러운 장면을 연상케 한다”고 ‘대야 협공’에 가세했다.

송석준(이천) 의원은 “무도한 주장을 거리낌 없이 일삼는 거대 야당 세력을 보자니 조폭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더민초 의원들 행태의 뿌리가 우연이 아님은 이 대표 개인적 범죄 재판에 중진들까지 도열해 박수치는 광경에서도 느꼈다”고 비판했다.

/정의종·하지은·김우성기자 jej@kyeongin.com